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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공급 안정성·저탄소… LNG는 세토끼 잡는 에너지원이죠"

남궁민관 기자I 2019.06.12 06:50:00

SK 에너지 전문가 박형일 SK E&S LNG 부문장
"美 셰일가스 개발로 LNG 보급 환경 크게 개선"
"안정적 공급에 친환경성까지…시장 지속 성장"

박형일 SK E&S LNG부문장.SK E&S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과 기술발전으로 대규모 자본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소수의 국가들만 사용해오던 LNG가 보다 많은 국가와 지역으로 보급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며 LNG가 각광받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가 화석연료 시대에서 신재생·재생에너지 시대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에서 ‘브릿지(Bridge)’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던 적이 있지만, 최근 LNG와 신재생·재생에너지가 상당기간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만난 박형일 SK E&S LNG부문장은 전세계에 불고 있는 이른바 ‘LNG 붐’이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질 트렌드로 규정했다. 최근 에너지 분야에 경제성·효율성뿐 아니라 친환경·지속가능성이 새로운 중요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LNG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은 물론 친환경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박 부문장은 “LNG는 현존하는 가장 깨끗한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과 함께 오랜 기간 공존할 것이며, 전세계에 매장된 풍부한 천연가스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LNG 인프라의 발전과 보급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LNG 공급 증가와 함께 저렴해지는 도입비용이 전세계 LNG 수요 증가를 유도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LNG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연례 에너지 총회 ‘CERA위크 2019’에서도 ‘천연가스는 가격, 공급 안정성, 저탄소 배출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현재와 미래의 연료’라는 공감대가 재확인된 바 있다”며 “또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쉘의 경우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현재 오일과 가스 전체 생산량 중 50% 수준인 가스 비중을 2050년까지 75%로 늘릴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부문장은 LNG가 새로운 에너지원이 아님에도 최근에서야 붐이 일어난 이유로 미국의 셰일 혁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박 부문장은 “미국 LNG가 공급 물량 증대 및 거래 구조 변화 측면에서 LNG 시장 ‘게임 체인저’로 등장함에 따라 신규 시장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LNG 도입을 검토하면서 LNG 시장 전체 파이(Pie)가 커졌다”며 “특히 미국 LNG는 주요 LNG 시장인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해있어, 수급 상황에 따라 각 시장에 판매가 가능해 수급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셰일 혁명에 따라 전세계 LNG 시장의 구조 역시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LNG는 생산·유통과정은 물론 오랜기간 저장·보관이 어렵다는 특성까지 원유와 다르지만, 그간 LNG 가격은 유가에 연동돼 정해져왔다”며 “반면 미국 LNG 가격은 유가가 아닌 미국 천연가스 가격(Henry Hub Price)에 연동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 시장에서 미국 LNG 거래가 증가할수록 LNG가격과 유가의 연동성이 떨어지게 되며, 이는 전세계 LNG 시장 내 매우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불공정한 LNG 거래관행 개선효과도 끌어냈다. 박 부문장은 “셰일 혁명은 LNG 시장의 기존 거래 관행도 변화시켰는데, 기존 LNG 계약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던 도착지 제한이 풀리기 시작했다”며 ‘이는 LNG 트레이딩 시장이 활성화되는 긍정적 변화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이미 전세계 유수의 오일 메이저들은 앞다퉈 LNG 사업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 오일&가스 기업 토탈은 가스&오일 회사로 변신을 추진 중으로, 최근 셰일가스회사 아나다르코가 보유 중인 아프리카 가스 업스트림을 88억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SK E&S를 비롯 포스코와 GS에너지 등 국내 기업들도 LNG 사업 확대에 큰 힘을 쏟고 있다.

박 부문장은 ”LNG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반증이며, 이들 기업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LNG 활용도를 다양화시킨다면 이는 수요와 공급을 증대시키는 선순환적 구조를 가져올 것“이라며 ”SK E&S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천연가스 투자·생산에서 LNG 도입까지 ’LNG 밸류체인‘을 구축한 기업으로, 향후 ’글로벌 클린 에너지&솔루션 컴퍼니‘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미국,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 사업거점을 중남미, 동남아 등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부문장은 1987년 SK에 입사한 이후 SK에너지 원유 트레이딩 팀장, SK네트웍스 자원 트레이딩 사업부장, SK E&S LNG부문장 등을 맡은 그룹 내 대표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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