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지난 정권에서의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좌절한 사람들은 소외된 소수자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법부가 무너졌다고들 하지만 사법부가 정작 바로 서야만 소수자들을 보듬고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회장으로 선출된 이찬희(54·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는 지난 25일 양재동 선거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당선 후 첫 단독 인터뷰에서 전직 대법원장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구속되는 비극을 낳은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이같은 소회를 드러냈다.
평소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협의 공조를 강조해온 이 당선인이지만 서울변회 회장 시절이던 지난해 6월 김현 대한변협 회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규탄 시국선언`을 강행한 바 있다. 그는 직접 지방변호사회 회장들에게 전화를 돌려 시국선언 참여를 독려했고, 그 결과 전국 14개 지방변회 소속 2000명 이상의 변호사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법부 회복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입법이 이뤄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법원이며 이같은 다수자의 틀에 의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소수자를 보듬어주고 방패막이가 될 수 있는 곳도 바로 법원인데, 그 법원이 무너진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런 점에서 사법농단의 최대 피해자도 소외된 소수자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당선인은 “이번 사태로 인해 사법부와 그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들 하지만 오히려 그 사법부가 다시 바로 서야만 소수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며 대한변협이 사법부 신뢰 회복의 중심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변호사 단체라는 것은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곳이자 등대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대한변협이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한변협의 존립 이유 역시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책임지는 `빛과 소금`의 역할이라고 강조하면서 취임 이후 변호사들이 공익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