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물두 번째 맞는 노인의날이다. 경로효친 사상을 기리고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날이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노인 빈곤율이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는 사실이 단적인 사례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가난에 쪼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다.
가난에 시달리는 제일 큰 이유는 안정된 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안전망도 미흡하고 연금수령 비율도 40%가 안 된다. 그나마 금액도 적어 생활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니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손을 놓을 수가 없다. 70~74세 고용률이 33.1%로 70대에도 세 명 중 한 명은 일하고 있다는 조사도 없지 않다. 일을 해도 빈곤에 허덕이는 우리 노인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생활이 어렵다보니 스스로 인생을 포기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사실도 걱정이다. 노인 자살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노인 절도범죄가 2011년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노후 빈곤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들이 노후에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가족이나 건강보다 경제적 안정을 첫손에 꼽은 게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편이다. 지난해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프랑스는 115년이나 걸렸고 일본도 24년 걸렸다.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건 그만큼 개인이나 국가가 제대로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준비 없이 맞이하는 고령화 사회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1차적인 대비는 개인의 몫이겠으나 사회와 국가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선진국처럼 노인복지 확충이 시급하지만 재정으로만 해결하려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최고의 노인 복지는 노인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와 충돌을 우려하지만 부양비를 줄이게 된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청년 세대의 짐을 더는 일임을 헤아릴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