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주택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은 13억9682만원으로 작년 2월(12억18만원)보다 16.4% 올랐다. 이 지표는 집값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한 뒤 각 분위별 평균치를 낸 것이다.
두번째로 가격 상승폭이 높은 주택은 4분위(상위 21~40%)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4% 오른 평균 7억964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3분위(상위 41~60%)는 5억7617만원, 2분위(하위 21~40%)는 4억4149만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0% 넘게 올랐다. 가장 값이 싼 1분위(하위 20%)의 평균 가격은 2억8024만원으로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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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비싼 집과 싼 집 간 가격 차이도 점점 벌어졌다.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5.0배로 1월(4.9)보다 늘어났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눠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 수록 차이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국민은행이 이 지수를 조사한 2008년 이후 5분위 배율이 5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한 것은 아파트다. 지난달 5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은 13억7131만원으로 작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1% 뛰었다. 4분위 평균 가격은 7억8465만원으로 전년비 14.8% 올랐다. 이어 3분위 평균 가격은 5억7931만원(13.5% 증가), 2분위는 4억4244만원(11.3% 증가), 1분위는 3억187만원(7.2% 증가)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의 가격 오름폭이 가팔랐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2월 140.7로 작년보다 25.6%, 전달보다 4.0%씩 상승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총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비싼 집이 더 비싸지는 이유로 수급 불균형을 들고 있다. 고가주택 수요는 늘고 있는데 정부 분양가 통제 등으로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해 결국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이 뛰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3월 들어 집값 상승폭이 꺾이면서 조만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연초 ‘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가 1~2월 집값 폭등을 이끌었으나 최근 강남 재건축 규제 및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등으로 집값 상승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