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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 SF·호러·코미디 ‘짬뽕 쇼’…B급 호러적 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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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17.07.20 06:00:00

-심사위원 리뷰
뮤지컬 '록키호러쇼'
1970년대 중독성 강한 록음악 독특한 품위 완성
화려한 네온사인 현대적 감각 눈길
앙상블 배우 객석에 풀어 소통
억제된 욕망 해방 일탈 권해
8월6일까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한 장면(사진=알앤디웍스).


[송경옥 뮤지컬 프로듀서]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1973년 런던 로열코트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2년 뒤인 1975년 영화 ‘록키호러픽쳐쇼’로 제작되면서 당시 무명인 수잔 서랜든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고, 소수 마니아가 열광하는 저예산 B급 영화의 대표격인 ‘컬트 무비’의 원조로 명성을 얻게 된다. 영국 무대 초연 44주년이 되는 올해, 한국에서는 9년 만에 마이클리·송용진·서문탁·리사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8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학교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컬트 문화의 대표적인 성격은 ‘일탈’과 ‘모방’이다. 이 작품도 기성세대에 반발하는 B급 의식에 힘입어 뮤지컬·SF·판타지·호러·코미디·퀴어·멜로·패러디 등 과다한 장르들을 자유롭게 버무렸다. 줄거리는 “이게 뭐야?” 할 정도로 의도된 조악함이 실소를 유발한다. 살해는 물론이고 인조인간을 만들어 성적 소유물로 쓰려는 도덕적 개념이 전혀 없는 양성 외계인 과학자 프랭크 박사(송용진 분)에게 어느 순간 환호성을 보내며 느끼는 묘한 희열이 있다. 거친 구석이 많은 데도 반세기 가까이 승승장구 하는 것은 야릇한 중독성과 그를 숭배하는 전 세계 마니아들의 힘 때문이다. 한국의 마니아들도 욕망의 도가니 속에 열광하며 빠져 있었다.

정신의학자 프로이트는 극한적으로 억제되어 있던 욕망이 어느 순간 갑자기 충족되었을 때 생기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다고 한다. 극본·작사·작곡을 도맡은 리처드 오브라이언은 프로이트의 수제자인양 이 작품을 관통하는 다양한 오브제와 언어들을 통해 체면이나 도덕, 허위의식 등에 의해 억제된 성적 욕망의 자유와 해방을 설교한다.

“꿈만 꾸고 있지 말고 솔직하게 느껴. 절대적인 쾌락에 그냥 널 맡겨봐!”(Don’t dream it be-it!). 그로테스크한 고딕양식의 성과 한 밤의 비, 그에 동반된 오싹한 두려움 그리고 코르셋에 망사스타킹, 가터벨트와 하이힐이 대명사인 ‘글램룩’(동성애적이거나 양성애적인 화려한 복장)까지 작품의 그 어떤 것도 성적 코드가 아닌 요소가 없다. 여기에 1970년대 영국 록 음악이 배경인 중독성 강한 음악들이 더해져 독특한 품위를 완성한다.

대학로 신전에 모인 지구인들에게 물결치는 ‘타입워프’은 흥겹고 탄력이 넘쳤고 마젠타 역의 리사가 심야영화의 막을 열고 닫으며 부르는 ‘사이언스 픽션’은 감미롭게 귀에 감겼다. 프랭크 역의 송용진 역시 특유의 개성이 담긴 목소리로 끈적한 록 비트를 유연하게 소화해냈다. 내레이터 역의 조남희와 에디, 스캇 박사 1인 2역의 지혜근은 풍부한 연기력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대디자이너 오필영은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호러와 미스테리의 클리셰가 된 고딕 스타일을 걷어내고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동기화하려고 했다. 원조의 호러적 아우라를 기대한 마니아들은 70년대 영화를 다시 꺼내 보겠지만 대중적으로는 정서적 진입 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음악소리가 너무 크거나 배우들의 발음이 정확히 들리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무대였다.

아직은 한국 관객들이 어색한 면이 있기에, 팬텀(앙상블)들을 객석에 풀어 관객과 소통하는 역할로 배치한 것은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할 때 점잖 빼지 않고 함께 몸을 흔들거나 추임새를 넣는데 흥미 있는 관객이라면 도전할 만하다. 무더운 여름 강렬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한 장면(사진=알앤디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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