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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는 “지난달에는 원가 50만원인 노트북을 티몬을 통해 32만원에 구매하고 5만원 상당의 DVD를 옥션에서 1만원에 샀다”며 “굳이 ‘신상’이 아니어도 되는 물품들은 대부분 온라인 마켓에서 사는데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중고나라도 참전…‘쑥쑥’ 크는 온라인 중고마켓
온라인 유통업계가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로 ‘중고 마니아’를 주목하고 있다. 불경기 탓에 과시보다 실속을 따지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중고물품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빨라진 물품 배송과 투명해진 판매자 정보공개가 온라인 중고마켓 강점으로 꼽힌다.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온라인 마켓의 ‘터줏대감’들도 중고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인기가 미지근한 신상품이나 계절 지난 재고를 할인해 주는 판매방식은 이제 ‘한 물’ 간 장사가 됐다. 온라인 유통사들은 ‘손때’가 묻었어도 거래가치가 충분한 중고품들을 하나의 매매 카테고리로 선보이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과거 대표 중고 거래품목이던 노트북, 스마트폰 등 중고 디지털 기기를 넘어 최근에는 명품, 전집 도서로 판매품목을 넓혔다. 여기에 중고 물품 수거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송비는 모두 지원해 준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 심리를 활용,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회사가 모두 부담하겠다는 취지다. 11번가는 중고 스마트폰 구매 시 하드웨어 이상이 있을 경우 1년 간 무상 교체서비스를 제공한다.
G마켓 관계자는 “불황이 길어지면서 합리적 소비가 자리를 잡고, 중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오픈마켓을 통해 중고거래를 할 경우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판매자를 신뢰할 수 있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온라인 카페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 결제대금예치업’ 등을 할 수 있는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 수수료를 떼고 물품을 파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회원수만 1537만명 이상인 중고나라가 오픈마켓 형태로 중고매매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온라인 중고시장 규모도 ‘껑충’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차기 먹거리는 ‘중고차 시장’
중고시장을 둔 경쟁이 치열해 지다보니 온라인 유통업체는 ‘다음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중고차 시장이다. 중고자동차 시장은 규모와 시장잠재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78만대로 30조원에 달한다.
이에 지난달 25일 중고나라는 인증 중고차 서비스 론칭계획을 밝혔다. 이미 중고차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를 진행 중인 ‘첫차’는 지난 3월 기준으로 첫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중고차 누적 거래액이 2180억원을 넘어섰다. 중고차 직거래 오픈마켓 ‘꿀카’는 지난 2월 글로벌 탑5 자동차 제조사와 동남아 시장 진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외 중고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등도 중고차 매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오픈마켓 최대 규모의 ‘중고 자동차부품관’을 열었다. 국내 자동차는 물론 수입브랜드 자동차 중고 부품까지 2만1000여개의 제품을 한 곳에 모아 판매한다. 다만 수많은 중고차를 두고 오프라인 영업조직 등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탓에, 실제 중고차 매매사업은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중고차를 비롯한 자동차 시장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향후 유통가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자동차 산업에 영업 노조와 딜러 등 수많은 이해당사자가 결집돼 있어 판매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소비자 요구가 거세진다면 중고차 역시 온라인 마켓의 메인상품으로 대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