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지내는 부동산 중개업소 소장님께 전화가 왔다. 5년 이상을 거래했던 소장님이어서 굳이 중개 거래 때문이 아니라 평소 인사도 자주 하는 관계다. 전화의 내용은 좋은 급매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급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일 것이다.
공인중개사 소장님이 말씀하신 급매물의 내용이다. 현재 매도호가가 3억 6000만원에서 3억 8000만원 정도 하는 아파트였다. 반면 매수호가는 3억 2000만원에서 2억 3000만원 정도다. 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거래가 잘 되고 있지 않고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얼마전 3억 4000만원 매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급매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상하면 500만원 정도는 인하가 가능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3억 3500만원 정도에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요즘 부동산 시장 경기가 작년까지 않아서 그 단지는 지금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보다 팔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충분히 조정이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이 정도의 조건이면 급매물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단순한 가격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다. 판단해서도 안된다. 이 조건만으로 바로 매수여부를 결정하면 안된다. 급매물의 기준으로 중개업자의 추천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들을 추가적으로 조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급매물이라고 추천받았던 아파트 매물은 3억 3500만원에 거래가 되는 순간, 그 다음 거래는 3억 2500만원이 될 것이다. 예상되는 해당 단지 매물의 거래 박스권 범위는 3억 2000만원에서 3억원이 될 것이다. 거래 빈도는 많지 않겠지만 그 금액 내에서 사이에서 한동안 거래가 될 것이다. 투자 수요가는 거의 없을 것이고, 대부분 실거주 위주의 거래만 될 것이다. 결국 3억 4000만원이라는 가격은 급매물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당 단지는 입지 조건만 보면 매우 좋은 곳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도보권에 위치해 있다. 대형마트도 2개나 도보권에 있다. 지하철도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도 꽤 많다. 도로망도 잘 갖추어져 있다. 교통 환경이 좋은 단지다. 최초 입주한 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입지 조건만으로도 실거주 수요는 공실이 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많다. 이건 객관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중개업소에서는 충분히 이 정도까지는 방문 고객들에게 브리핑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가격을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특히 전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별한 기준이 없다면 말이다. 지금 얼마에 사면 나중에 얼마가 될 거에요 라고 말한다는 중개업자들의 전망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추천받았던 단지의 시세가 하향될 것라는 이유가 있다. 해당 단지 인근 지역에 2년 안에 5000 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5000여 세대가 추가로 2년 이내 또 신규 분양이 될 것이다. 새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할 때마다 해당 단지의 시세에 영향을 줄 것이다. 다소 부정적으로 말이다. 상품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정도로 시세가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새 아파트가 오르는 비율만큼 오르기는 어렵다. 이것이 경쟁 상품이 계속 생기는 인근 지역 구 아파트의 한계이다. 시세가 다시 반등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매매시세 뿐 아니라 전세시세도 신규 아파트가 입주할 때마다 내려갈 수 있다. 거래가 잘 안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거래가 잘 안되는 단지의 시세 예측은 오히려 쉽다. 시세 예측이 어려운 것은 투자 수요 때문이다. 투자 수요층이 없는 상태에서는 단순하게 전망할 수 있다. 실수요층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아주 단순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주변 단지들의 시세와 비교해 보면 된다. 유사한 수준의 단지들의 시세와 비교하면 현재 시세가 적정 가격인지 여부는 바로 판단할 수 있다. 해당 단지의 전세시세만 알아도 매매가격 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급매물이 뭘까? 급매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뭘까? 일반적으로 매도자의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현재 시세보다 낮은 시세로 시장에 내어 놓는 부동산 매물을 급매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시세가 하락하는 시기라면 급매물의 가격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거래가 많지 않은 시기에는 어떻게 급매물 가격을 평가할 것인가? 급매물이 급매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가격만 보고 결정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 해서는 안된는 묻지마 투자, 즉 투기가 되는 것이다.
급매물을 잡기 위해서 중개업자 실장님들과 친해야 한다고 한다다. 좋은 일이다. 당연히 인간적인 관계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거래 조건을 잘 해주고, 좋은 물건이 나오면 먼저 소개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급매물을 받기 위해서라면. 이건 좀 더 생각을 더 해 봐야 한다. 급매물에 대한 판단은 중개업소 소장님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급매물을 찾기 보다는 좋은 매물을 찾는 것이 먼저다. 급매물을 사는 것보다 시세 보다 다소 비싼 물건이 오히려 향후에 더 큰 수익이 생길 확률이 높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