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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체감경기 훈풍 부나…"일시적" 신중론도

김정남 기자I 2016.03.31 06:00:00

한국은행, 이번달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봄이 오자 경제심리도 살아나는 걸까. 이번달 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가 동시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연초 차이나 리스크 등으로 불안이 가중됐지만 서서히 훈풍이 부는 기류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봄바람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상 기업들은 3월부터 본격 판촉전을 벌인다. 반등이 추세적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제조업의 3월 업황 BSI는 68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이 지난 17~24일 전국 279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BSI가 기준인 100을 밑도는 건 그만큼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긴 하다. 다만 지난해 10월 71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번달 들어 반등한 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회복의 기미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이번달 수출기업의 BSI는 70으로 전월(61) 대비 9포인트 올랐다. 내수기업의 BSI(66) 역시 2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75, +7포인트)오 중소기업(57, +3포인트)로 분류해도 모두 상승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 첫 손에 꼽힌다. 석유화학 업종 등이 호재를 맞았다.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7, LG전자(066570) G5 등 최신 스마트폰이 주목 받으면서 부품업계가 덩달아 수주를 늘린 것도 BSI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제조업 분야도 훈풍을 타고 있다. 이번달 BSI는 68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카지노 테마파크 골프장 등에서 소비자들이 그만큼 돈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기류는 앞선 한은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발표 때부터 감지됐다. 이번달 CCSI는 100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얼어붙었던 소비자의 심리가 풀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신중론도 여전히 있다. 아직은 회복 국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통상 신학기 등이 있는 3월은 계절적 성수기다. 실제 한은이 이번달 제조업 BSI에 계절조정을 해보니, 65로 줄었다. 전월 대비 2포인트에 그친 것이다.

박성빈 팀장은 “통상 연초 기대감이 큰 3월부터 4, 5월 때까지는 BSI가 높다가 6월부터 떨어져 휴가철인 8월에는 최저치를 기록한다”면서 “이번 반등도 그런 영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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