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화성으로 가는 노후]100세 시대 첫세대 '영포티'…"창직(創職)하라"

성선화 기자I 2016.02.04 07:00:00

40대 100세 시대 처음 맞는 세대이자 노후가 가장 불안하 세대
노후대비 1순위는 '창직'.."경력 바탕으로 새직업 창조해야"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영화 ‘마션’에선 불의의 사고로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의 처절한 생존기가 그려진다. 지구에서는 흔해 빠진 물을 만들기 위해 수소를 태우다 폭발을 일으키고 감자 농사를 짓기 위해 동료들이 남긴 인분을 재활용한다. 주인공은 지구에서 싣고 온 식료품이 아닌 화성에서 조달한 흙과 물로 생존을 모색한다. 10년 뒤면 현업에서 은퇴해 노후를 시작하게 되는 2차 베이비부머세대인 40대. 전문가들은 이들이 앞으로 보내야 할 노후는 마치 화성에서의 삶과 같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인류 역사상 처음 열린다. 그 누구도 적절한 생존법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은퇴 이후 50년을 더 살아가야 하는 노후는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 우리 눈앞에 펼쳐진 현실이다. [편집자주]

영원히 청춘이고 싶은 ‘영포티(young forty)’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사는 첫 세대다. 영포티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늙는 것을 거부하며 젊음을 유예하는 ‘사춘기 좀비’들과 다르다. 이들은 몸과 마음을 모두 젊을 뿐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나이 들고자 하는 세대다. 예전에는 새로운 시작을 선택하기 어려운 나이였지만, 평균 수명이 100세까지 길어진 요즘에는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다.

하지만 전 세대를 통틀어 노후가 가장 불안한 세대도 40대다. ‘2015년 한국 비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40대가 느끼는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은 20~50대까지의 연령대 중 가장 높다. ‘노후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42.7%나 된다. 당장 은퇴가 눈앞인 50대(41.6%)보다도 높다. 3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 만혼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세대였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서정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를 맞아 40대가 느끼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자녀문제”라며 “30대 후반에 결혼한 40대들은 자녀가 아직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포티들에게 노후대비 1순위로 ‘창직’을 권한다. 50년 가까운 긴 노후를 직업 없이 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는 창직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영어교사 출신인 이모씨는 은퇴 후 택시기사를 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가이드택시’를 운영해 다른 기사들보다 높은 수입을 올린다.

시설물 관리업체에서 일하다 퇴직한 김모씨도 성공적인 창직사례로 꼽힌다. 김씨는 퇴직후 개인적으로 건물 청소일을 맡아하면서 청소에 아로마 향기 치료요법을 접목했다. 김씨는 청소를 마친 건물에서 아로마 향이 묻어나도록 해 호평을 받고 있다. ‘로봇테이너’ 서모씨는 퇴직 전 다니던 회사에서 로봇공연을 기획했던 경험을 살려 지금은 어린이집 등에서 로봇을 이용한 공연을 한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연금포럼 대표는 “우리나라는 직업의 종류가 1만 1000여개에 불과하지만 미국에는 3만여개가 넘는다”며 “남들이 다 하는 창업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발전시킨 창직(創職)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포티(Young Forty)

영원히 청춘이고 싶은 40대 중년들을 일컫는다. 1968년부터 1974년까지의 2차 베이비붐 세대로 604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보수냐 진보냐의 이념보다 합리와 상식을 우선시한다.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희생하지 않는다. 일보다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는 게 특징이다.

▶ 관련기사 ◀
☞ [화성으로 가는 노후]회계사에서 바리스타로.."치열하게 살아야 인생 2모작 가능"
☞ [화성으로 가는 노후]"제2의 인생, 계급장 떼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 [화성으로 가는 노후]"일식이·이식놈·삼세끼..남 일인 줄 알았는데…"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