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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외국인 투자유치에 사활 걸었다..소득세 절반 `뚝`

이정훈 기자I 2014.03.30 10:22:00

쿠바 의회, 외국인투자법 만장일치 가결..세율인하+안전보장
"매년 20~25억불 유치해 7% 성장 달성"..성공여부는 불투명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의 경제 제재와 공산당의 잇딴 반(反) 기업적 행보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 막히면서 극심한 경제 침체를 지속해온 쿠바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센티브를 걸었다. 이를 통해 쿠바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성장을 부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바 의회가 지난 29일(현지시간) 특별회의를 소집해 새로운 외국인투자법을 만장일치로 공식 통과시켰다. 세금을 대폭 감면해주고 투자에 따른 안전을 확약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번 법안 통과로 쿠바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은 90일 이내에 공식 발효된다.

새 외국인투자법에서 쿠바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소득세율을 종전 30%에서 15%로 내렸다. 또 외국인 투자에 대해 8년간 소득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다만 외국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각종 세제 감면은 폐지함으로써 해외자본이 자국내 투자자들과 협력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따로 뒀다.

아울러 외국인들이 쿠바 내에 투자할 경우 전반적인 기업활동상 안전은 물론이고 경영권과 투자 수익 등을 보장한다는 법적인 보호도 약속했다.

농업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스트럭처), 설탕과 니켈 개발사업, 건축물 재개발, 부동산 개발 등이 쿠바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주요 사업분야다.

로드리고 말리에르카 쿠바 무역 및 투자부 장관은 이날 쿠바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쿠바는 현재 정부가 목표로 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20억~25억달러씩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해야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쿠바는 공식적인 FDI 규모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껏해야 한 해 수백만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쿠바는 지난해 2.7%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이보다 낮은 2.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말리에르카 장관은 “만약 경제가 7% 수준까지 성장하지 못한다면 발전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계속 인센티브를 늘려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장기간 포괄적인 무역 제한조치를 받고 있는 쿠바는 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급감하며서 최근 5년간 외국인 투자 유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쿠바 경제개혁을 총괄하는 경제정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마리아노 무릴로 위원장은 “우리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외국인 투자를 원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당장 낙농업을 하려고 해도 우리는 가축과 설비를 모두 수입해야할 상황이라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과 쿠바에 있는 외교관들은 새 외국인투자법에 대해 아직까지 낙관하지 않고 있다. 공산당 1당 독제가 지속되고 있는 쿠바에서 진정한 변화가 가능할지,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투자할 만한 매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쿠바에 대한 투자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국기업 임원들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구속하거나 성공적인 외국기업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식의 행보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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