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약 30분 떨어진 중소도시 알블라서르담의 한 자동차 전시장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쓰다 등 5개 브랜드와 다양한 중고차를 취급하는 이곳도 한산했다. 당연히 최근 판매실적도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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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7개분기 만에 반등하며 ‘올 상반기가 바닥이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지만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현지 경기불황의 골은 깊었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빴고 전망도 불투명하다.
◇판매감소에 환경규제 강화까지 ‘이중고’
네덜란드 자동차 판매사 알코파의 헤르만 클래스 매니저는 “조금씩 올라갈 거란 기대는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스즈키·이스즈·쌍용차 등 다수 브랜드를 중부 유럽에 판매하는 알코파사도, 최근 메인 격인 스즈키가 유럽 시장 포기를 검토하며 홍역을 치렀다.
그는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은 물론 프랑스·독일 같은 중서부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독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부 유럽 자동차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 밖의 해외 실적에 영향일 것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영국을 뺀 유럽 내 주요국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도 5% 이상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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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길어진 탓에 이 규제를 완화하려는 조짐도 보인다. 다수 국가가 2020년까지 이 기준을 만족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기 때문이다. EU는 오는 14일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이에 대해 결정한다.
이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자동차 컨설팅기업 알릭스파트너스는 최근 ‘유럽 시장 수요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부정적 리포트를 냈다. 2020년 이전에는 반등하겠지만 회복하더라도 14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란 내용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도 최근 “냉정히 보면 시장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부쩍 늘어.. “내년에도 공세”
이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산 차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차(005380)는 연산 30만대 규모 체코 공장을 100% 가동하는 것은 물론 지난달 연산 10만대의 터키 공장의 연산 20만대 증설도 마무리했다. 늘어난 물량은 유럽 전략모델인 i10 신모델의 몫이다.
쌍용차(003620)도 이달 유럽에 뉴 코란도C를 내놓고 공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은 지도 이제 5년 됐다. 비교적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자국 브랜드가 없는 네덜란드에서는 꽤 흔한 차가 됐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신차 판매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6%를 넘은 이래 올해도 유지되는 중이다.
네덜란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이미지는 이곳에서 상당히 좋다”며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지만, 실용성을 선호하는 이곳 소비자 취향에 맞는다”고 말했다. 단 현대차가 어느 나라 차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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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문제는 현지 경기침체다. 서서히 현대·기아차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최근 유럽 점유율 목표인 5%(현 3.7%·기아차 제외) 달성 시점을 2015년에서 2020년 이전으로 늦춘 바 있다. 독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의 침체를 완전히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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