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불법 논란` 불구 인터넷 도박에 `올인`

김경인 기자I 2005.12.26 08:55:27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미국 연방 정부가 볼 때 인터넷 카지노 산업은 불법이다. 그러나 월가 대형 투자가들의 눈에는 확실한 투자 대상으로만 보일 뿐이다.`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업체들이 카지노 등 인터넷 도박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 정부가 인터넷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감시의 눈을 번득이고 있지만, 규제에 따른 리스크보다 투자에서 얻는 수익이 훨씬 크다는 것이 월가의 계산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피델리티 등 대형 투자업체들이 온라인 카지노 및 베팅업체에 수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코스타리카나 스페인의 지브롤터 등에 본부를 두고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돼 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은 스포팅벳(SportingBet) 주식 14.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3억6300만달러에 달한다. 메릴린치 자산운용과 골드만삭스 또한 스포팅벳에 각각 1억6400만달러, 1억3700만달러를 투자한 상태.

골드만삭스는 또다른 인터넷 베팅업체 벳온스포츠(BetonSports)에도 96만달러를 투자, 주식 17만5000주를 보유 중이다. 모간스탠리는 벳온스포츠에 2560만달러를 투자해, 주요 대주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미 정부는 인터넷 도박사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수 백 만명의 미국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포커, 블랙잭, 룰렛 등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NYT는 점점 더 많은 미국 투자자들이 온라인 도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연방 정부의 입장과 현실의 괴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투자회사 대변인은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 도박산업에 투자해 얻는 수익이 투자에서 오는 리스크보다 훨씬 더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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