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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이처럼 세밀하게 거래 패턴을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하이퍼리퀴드의 거래 활동이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작년 3월27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하이퍼리퀴드에서 발생한 2조9500억달러 규모의 거래량과 8억9000만달러의 수수료를 재구성해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되는 그룹이 이 기간 동안 지불한 수수료는 총 약 7억2500만달러(원화 약 1조70억원)에 달했다. 반면 전문투자자인 알고리즘 트레이더로 추정되는 이용자들은 전체 무기한선물 거래량의 57%를 차지하면서도 수수료 부담은 12%에 그쳤다.
사실 이러한 기본적인 거래 구조는 다른 금융시장에서도 익숙한 모습이다. 즉시 매수·매도를 원하는 투자자는 주문을 걸어놓고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하이퍼리퀴드도 많은 파생상품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이런 구조를 적용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가 큰 이용자에게는 더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될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문을 내놓고 체결을 기다리기보다 즉각적인 체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 추정 그룹은 전체 거래량의 85%에서 즉시 체결 방식을 이용했다. 반면 알고리즘 시장조성자들의 경우 그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루이저 자와 시아맥 C. 모알레미, 쇼우차오 왕, 신멍 쩡 연구원은 논문에서 “우리가 대부분 개인투자자로 해석하는 트레이더들이 이 거래소를 사실상 재정적으로 떠받치고 있다”며 “이들은 체결 비용과 수수료, 펀딩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썼다.
무기한선물은 이제 가상자산 거래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무기한선물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베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계약 만기가 없기 때문에 만기 때마다 새로운 계약으로 갈아탈 필요도 없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하이퍼리퀴드가 확산시킨 이러한 시장이 규제 금융 영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시점에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이 이러한 거래를 자국 규제권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 는 하이퍼리퀴드 블록체인을 이용해 미국 고객에게 무기한선물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FTC 규제를 받는 비트노미얼(Bitnomial) 거래소와 청산소가 해당 시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5월 무기한계약에 대한 규제 접근법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으며, 미국의 규제 거래소에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을 상장하는 것도 승인했다. CFTC는 별도로 24시간 거래와 청산을 운영하려는 등록업체들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이에 대해 하이퍼리퀴드 랩스(Hyperliquid Labs) 대변인은 “연구자들이 하이퍼리퀴드의 개방적이고 투명한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미시구조를 연구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공개 데이터는 불투명한 거래소에서는 불가능한 독립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용자의 실제 신원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거래 활동 방식에 따라 하이퍼리퀴드 이용자들을 분류했다. 하이퍼리퀴드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정기적으로 거래한 이용자는 개인투자자 성향의 트레이더로 분류했다. 반면 거래량은 많지만 하이퍼리퀴드 앱이나 웹사이트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계정은 알고리즘 트레이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했다. 전체 거래량의 1.7%를 차지한 소규모 그룹은 개인투자자나 알고리즘 트레이더 어느 쪽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용자 포지션의 실현손익을 계산하지는 않았다. 또 연구 결과는 하이퍼리퀴드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이 플랫폼의 수수료 부담이 다른 파생상품 거래소와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알리움(Allium)의 엘튼 셰둘라 리서치 총괄은 “이 논문의 본질은 모든 트레이더의 실제 투자 수익률을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미시구조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는 전통적인 투자 손익을 계산하는 것보다는 서로 다른 유형의 트레이더가 시장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측정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수수료 외에도 또 다른 특징을 발견했다. 개인투자자 추정 그룹이 거래한 직후 나타났던 유리한 가격 움직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었다. 또 빠른 체결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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