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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 신형 ICBM '화성-20형' 공개…중·러 손잡고 '전략무기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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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5.10.11 08:49:47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서 전략무기 과시
김정은 "위협 소멸하는 무적의 실체로 진화해야"
한미 직접 비난 자제…힘 과시 속 절제된 메시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공개하며 스스로를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 보유국”으로 선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는 “방위권에 접근하는 위협을 소멸하는 무적의 실체로 진화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한국과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번 열병식은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무력시위이자,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공조를 부각하려는 외교 퍼포먼스라는 분석이다.

11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는 ‘화성포-20형’ 종대가 주행대에 등장해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우리 당이 증대시켜온 자위 국방력의 정수를 이루는 절대적 힘의 실체”라고 소개했다.

화성-20형은 지난달 공개된 신형 고체연료 대출력 엔진을 탑재한 차세대 ICBM이다.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형태로 추정된다. 북한이 기존 ICBM 보다 사거리를 늘리거나 탄두 중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미 본토 전역을 직접 타격 가능한 능력 확보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날 열병식에는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중장거리 전략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종대도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세계가 무시할 수 없는 우리 국가의 무진무궁한 국방기술적 잠재력과 경이적 발전 속도를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600㎜ 초대형 방사포, 신형 155㎜ 자주포, 천마-20형 전차 등 지상 무기도 선보였다. 이는 핵·미사일 중심의 전략무력과 재래식 전력의 병행 강화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국가 주권과 발전권을 사수하는 투쟁에서 혁명적 무장력의 역할은 조선 혁명을 곧바로 떠밀어가는 추진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대는 적을 압도하는 정치사상적, 군사기술적 우세로써 방위권에 접근하는 일체의 위협들을 소멸하는 무적의 실체로 진화해야 한다”며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진보적 인류의 공동투쟁에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설에서는 한국이나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위·평화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직접적 대결 언급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번 행사를 중·러 등 우호국을 의식한 ‘국제 이미지 관리형’ 무력 시위로 설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북한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경축대회가 열린 가운데, 행사장 상공에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날 주석단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등 외빈이 참석했다. 북한은 열병식을 통해 중·러·베트남 등 사회주의권과의 연대를 과시했다.

또 열병식에는 ‘무적의 해외작전부대 종대’가 등장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 부대가 상징적으로 소개된 것이다. 김정은이 연설에서 “해외작전부대 장령, 군관, 병사들에게 당과 인민의 격려를 보낸다”고 언급한 부분과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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