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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에 왕서방’ 겹호재…추석 특수에 유통가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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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10.07 09:00:00

정부, 소득 하위 90%에 10만원 소비쿠폰 지급
유커 무비자 재개…편의점·마트 매출 효과 톡톡
명동 등 상권도 함박웃음…백화점·면세점도 호조
업계 “반짝 특수 그칠라…중장기 대책 필요”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추석 대목에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과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무비자 입국 재개가 겹치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내수 진작과 외국인 소비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까지 매출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기회가 일시적 특수로 끝날지, 소비심리 회복의 전환점이 될 지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시내의 한 상점에 민생회복쿠폰 사용가능 업소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소득 하위 90% 국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민생회복 2차 소비쿠폰’을 지급 중이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유커 대상 무비자 입국이 전면 재개되면서, 추석 연휴 기간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올 하반기 최대 호재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들은 소비쿠폰 특수를 겨냥해 할인전을 펼치고 있다. GS25는 자체브랜드(PB)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최대 2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CU는 라면·즉석밥 등 상시 수요가 높은 품목을 묶음 판매로 내놨다. 세븐일레븐은 2200여 종을 묶은 ‘민생회복전’을 이마트24는 계란·두부 등 명절 밥상 재료까지 할인에 포함했다. 단순 판촉을 넘어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대형마트는 추석 직전까지 ‘먹거리 대전’ 수준의 총력 할인전을 펼쳤다. 소비쿠폰 적용 대상이 아닌만큼 할인으로 집객으로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이마트(139480)는 제수용 가정간편식(HMR)부터 킹크랩까지 할인했고, 홈플러스는 양념치킨·치킨·킹크랩을 ‘MEGA 골든위크’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도 가을 꽃게와 대용량 폭립·초밥 등을 중심으로 ‘한가위 통큰세일’을 전개했다. 업계는 연휴 기간 동안 이들 상품군의 매출이 예년보다 10~20%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물세트 판매 호조를 보인 백화점은 특히 유커의 귀환으로 외국인 소비까지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지난달 29~30일까지 영컬처패션 상품의 중국인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약 6배 급증했고,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도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이 15%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여객선 단체 150여 명 방문. (사진=롯데면세점)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유커 효과는 훨씬 두드러졌다. GS25의 경우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외국인 매출이 전주 대비 104% 급증했고, 특히 명동 매장은 하루 매출이 최대 100배까지 급증했다. 바나나우유·반숙란 등 ‘SNS에서 본 한국 디저트’를 직접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CU도 외국인 매출이 46% 늘고, 세븐일레븐도 명동 점포에서 외국인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

면세점은 국경절 연휴(10월 1∼8일)를 맞아 유커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에는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크루즈 관광객 1700명을 포함해 2500여명의 유커가 몰렸고, 신라면세점은 외국인 방문객이 30%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29~30일 유커 매출이 전주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도 매출이 139% 늘었다.

유통업계는 이번 특수가 단순한 반짝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올해 상반기까지도 온라인에 밀려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지만, 소비쿠폰과 유커라는 확실한 소비 호재를 계기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쿠폰 지급이 종료되고 국경절 이후 유커 수요가 꺾이면 다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소비 유인책과 중장기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는 소비쿠폰 지급과 유커 입국이라는 대형 변수가 동시에 맞물린 흔치 않은 시기였다”며 “생활밀착형 소비와 외국인 수요가 고르게 반응하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기 위한 전략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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