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폭풍…수도권 자영업 3억3000만원씩 빚 냈다

최훈길 기자I 2021.09.19 09:59:51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고용원 있는 자영업'' 분석
수도권 자영업, 코로나 전보다 평균 빚 3659만원 불어
방역 직격탄 맞아, 당정 "내년 3월까지 대출만기 연장"
전문가 "자영업 일방적 희생 강요, 위드 코로나 시급"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해 수도권에서 직원을 두고 일하는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가 평균 3억원을 넘었다. 코로나19로 자영업 어려움이 커지면서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는 새 방역체계인 위드(with) 코로나를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식당에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와 폭염으로 인해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3억 3147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평균 부채인 2억 9488만원보다 3659만원(12.4%) 증가한 규모다.

수도권 자영업자들의 빚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진 상태다. 지난해 전국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2억 4966만원, 전국 자영업자 가구 전체의 평균 부채는 1억 1796만원이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상용근로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 5948만원이었다.

이렇게 수도권 자영업자의 빚이 불어나게 된 것은 코로나 확산과 방역 강화에 따른 결과다. 지난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087명에 달했다. 금요일(토요일 0시 기준 발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은 73.8%(1510명)에 달했다. 수도권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정부는 수도권 방역을 비수도권보다 강화한 상태다.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빚 부담은 상당하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부채를 보유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0가구 중 7가구(73.5%)는 부채가 ‘약간 부담스럽다’라거나 ‘매우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10가구 중 2가구(22.1%)는 향후 부채 전망에 대한 질문에 ‘부채가 증가할 것’, 77.9%는 ‘부채가 그대로이거나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정부도 자영업 빚 부담이 크다고 보고 대출 연장에 나선 상태다. 당정은 지난 15일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당정협의를 통해 자영업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조치를 2022년 3월 말까지 6개월 연장하는 것에 합의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장기유예 상환 부담이 누적되고 금융기관의 잠재부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어 주의를 요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단계적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어 15일 대정부질문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더라도 실수요자 보호는 있어야 한다”며 “9월 가계대출 동향을 감안해 추가 가계대출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측에선 대출 상환 연장보다는 방역 체계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은 “K-불평등의 심각성과 백신접종 추이를 감안할 때 자영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K-방역은 더이상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며 “코로나 팬데믹 대응을 K-방역 체제에서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재난지원금도 철저하게 K-방역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데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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