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새롭게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북한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바이든 당선인과의 관계 설정을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8일부터 11일까지 이어진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12일 오전 출국했다. 내년이면 미국 행정부의 교체가 이뤄지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 북핵 협상 관료로서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방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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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10일 아산정책연구원 강연에서는 지난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도출한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새로 들어설 조 바이든의 대북협상팀에게는 “무엇보다 외교적 수단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의 모든 경험과 제안, 어렵게 얻은 지혜들을 공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의 조찬에서도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북한은 13일 현재까지 미 대선에 대해 무반응으로 일관 중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사실상 대선 승리를 확정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은 한달하고도 1주일째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은 채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통상 대선이 끝난 뒤 사흘이나 닷새만에 관련 보도를 전한 것과는 대비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서도, 5개월만에 등판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담화에서도 미국을 향한 대외 메시지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침묵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에 대응할 대미정책을 가다듬는 동시에 대미 메시지도 치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북한이 처음부터 바이든 행정부를 자극하기 위해 무모한 도발을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초에 열릴 북한의 8차 당 대회가 향후 대미정책의 단서를 드러낼 1차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제재와 코로나, 수해로 인한 ‘3중고’ 속 북미 간 실무협상이 계속 늦어질 경우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이 조속히 만나 대북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한반도 정세:2020년 평가 및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결국 내년 1~2월, 늦어도 상반기가 향후 북미관계, 나아가 남북관계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골든타임”이라면서 “내년 초반의 ‘골든타임’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가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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