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모바일은 어떻게 성공하고 실패했는가

장병호 기자I 2020.05.06 05:03:30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
최정우|248쪽|쌤앤파커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 쇼크 속에서 약진 중인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면서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쇼크로 전통적인 기업들은 L자형으로 수직하락하고 있지만 그 빈틈을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이 매우며 급부상 중이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우버, 위워크 등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막대한 적자와 CEO(최고경영자) 리스크로 몸살을 겪으며 ‘유니콘 거품론’의 저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국내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2년 설립돼 2014년 기업가치 1조 원을 기록하며 우리나라 ‘제2호 유니콘’이 된 옐로모바일이다.

옐로모바일 사무실 전경.


2014년 옐로모바일에 합류해 옐로트래블의 CFO(최고재무관리자)와 CEO를 거쳤던 저자가 옐로모바일의 흥망성쇠를 낱낱이 담았다. 옐로모바일은 수천억 원대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쿠차, 피키캐스트, 굿닥 등 모바일 스타트업과 여행박사 등 중소기업 140여 개를 인수하며 4년간 급속도로 덩치를 부풀렸다. 한국서 흔치 않은 ‘M&A를 통한 성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회계 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거절’을 받으며 위기가 시작됐다. 현재는 과거의 명성을 잃고 추락 중이다.

저자는 옐로모바일에서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놀라운 일들을 목도했음을 털어놓는다. 단 세 번의 미팅으로 실사도 없이 진행된 기업 인수합병, 다 같이 죽자는 식으로 벌어진 사내정치, 엑셀 시트에만 존재한 막대한 자금 등 내부자만 알 수 있는 이야기가 호기심을 당긴다. 옐로모바일의 무분별한 기업 인수와 적자를 감추기 위한 투자 유치의 폐해를 폭로한다.

저자는 “옐로모바일이 시장의 의심을 거둬들이기 위해 내놓은 여러 대책은 결국 추가 투자 유치에 관한 것들이었다”며 “사업적으로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기보다 추가 투자 유치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만 집중한 것”이라고 꼬집는다. 나아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면 사업은 뒷전이 된다”며 “기업 가치는 장부에만 존재하는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제목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이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오히려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지 못하는가’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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