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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공시한 회사는 루미마이크로(082800)·나무가(190510)·대주산업(003310) 등 모두 34개사에 달했다. 2018년과 2019년 같은 기간에는 각각 25개, 19개사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그 수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능력이 취약한 코스닥 상장사는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전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등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처럼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 등이 나가면서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상 저축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는 주식이나 전환사채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린 대출자가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담보 가치가 낮아지면 시장에서 이를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예컨대 주식을 담보로 10억원을 빌리고 담보 유지 비율이 140%일 경우 14억원(대출금의 140%)을 주식·현금 형태로 금융사 계좌에 보관해야 하지만, 주가가 급락해 담보 가치가 140%를 밑돌면 금융사가 추가 담보를 요청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담보 매각에 나서는 것이다.
문제는 최대주주 손바뀜이 많을수록 실적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2월 24일까지 3년여간 최대주주가 3번 이상 바뀐 코스닥 상장사 25개사 중 15개(60%)는 3년 연속으로 적자(당기순손실)를 냈다. 지난 3년 새 최대주주가 4번 바뀐 에스맥(097780)은 2017·2018년 2년 동안 매해 5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9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최대주주가 3회 변경된 인트로메딕(150840)의 경우 연간 순손실액이 2017년 42억원에서 작년 186억원으로 4배 넘게 불어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회사는 정상적인 영업보다 신규 사업 추진을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서는 사례가 많다”며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신규 사업이 회사의 실적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