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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드라마에서 박새로이가 장대희 회장(유재명 분)의 계략 ‘임차인 내쫓김’을 막기 위해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산 것으로 나오는 건물은 실제로는 경리단길에서 꽤 떨어진 ‘후암동’에 있는 건물이다. 용산고등학교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언덕길 끝자락에 있는 곳으로 일명 ‘해방촌’으로도 불린다. 남산을 둘러싸고 있는 소월로와 인접해 있다.
이 건물은 대지면적 82.9㎡에 연 면적 194.92㎡, 지상 3층(옥탑 포함) 규모다. 지난 2015년 가수 정엽이 당시 주택이던 것을 사들여 리모델링해 현재 ‘오리올’ 카페&바로 운영하고 있다. 일명 ‘정엽카페’로 불리기도 한다.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약 한 달간 카페를 대관해 촬영했고, 지난달 말부터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드라마 상에서 박새로이가 해당 건물을 사들였던 것처럼 실제 건물주였던 정엽도 최근 이 카페를 30대 남성에게 매각했다. 부동산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지난 2015년 4월 8억원에 이 건물을 산 정엽은 이후 지난해 7월 22억원에 이를 다시 팔았다. 4년 동안 14억원의 차익을 본 셈이다.
빌딩중개법인 빌사남 신진선 팀장은 “대지면적을 기준으로 한 3.3㎡당 매매가격을 보면 2015년 3190만원에서 2019년 8772만원으로 무려 175%나 뛰었다”며 “일대에서 매매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다만 드라마에선 박새로이가 장가그룹에 투자한 돈 19억원 중 10억원을 빼 건물을 산 것으로 나와 현실적인 매매가격과는 괴리감이 있다
정엽이 4년 새 14억원이라는 매각 차익을 볼 수 있었던 건 해방촌이 지난 2~3년 새 힙(hip)한 장소로 급부상하면서 땅값이 오른 것은 물론 건물이 가진 특징도 한 몫 했다. 이 건물은 ‘제1종일반주거지역’에 속해 법정 용적률이 150%로 제한 받지만, 해당 제도가 생기기 이전(1985년)에 지어져 용적률 235.1%를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1개층(용적률 85.13%) 정도를 추가로 얻은 셈이다.
신 팀장은 “만약 해당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다면 현행 용적률을 적용받아 오히려 손해일 수 있어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최근 이태원 일대 상권이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이번에 드라마를 통해 경리단길이나 해방촌 일대가 재조명을 받으면서 상권도 활기가 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