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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스퍼 ‘침묵’…국무부 “대화 원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 취임 축하행사차 방문한 국방부(펜타곤)에서 약 14분간 연설을 했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삼갔다. 대신, “나는 놀라운 우리의 군대가 충돌을 저지하고 어떤 군대라도 물리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돼 있음을 마크가 확신시켜 줄 것이라는 절대적 신뢰를 갖고 있다”고 에서퍼 장관에 힘을 실어준 뒤, “어떤 적도 미국의 육군과 해군, 공군, 해안경비대, 해병대의 엄청난 힘에 필적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 군은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미군의 ‘힘’을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에스퍼 장관도 이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 이란의 위협, 중동 테러조직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평화를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군대를 강화하고 충돌을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대신, 미 국무부가 짧은 논평으로 갈음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을 향해 “더이상의 도발을 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이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외교적 대화를 원한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앞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국방부 3개 외교·안보 기관은 북한의 도발 직후 행정부 고위 관리 명의로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 표명 외엔 더 나아간 논평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이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개를 발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북한의 미사일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Short Range Ballistic Missile)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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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 상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콜로라도·공화)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행정부는 북한과 그 모든 조력자를 대상으로 추가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게 최대 압박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며 자신이 지난 회기 때 발의한 ‘효과적인 외교 촉진을 위한 영향력법안’(Leverage to Enhance Effective Diplomacy Act·LEED 법안)의 즉각적인 의회 통과를 주장했다. 동아태 소위 간사인 에드 마키(매사추세츠·민주)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보도가 사실이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은 나쁜 합의로 이끌기 위해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최소 12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DIA의 분석이 맞는다면, 북한은 당시 미국과 ‘완전한 비핵화’ 노력에 합의하고서도, 뒤에선 여전히 핵무기를 늘려온 셈이 되기 때문이다.
WSJ이 이날 내놓은 ‘트럼프와 김(정은) 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 무력을 증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분석가들은 이같이 분석하면서 “이에 따라 북한은 현재 총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영변 핵 시설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핵물질(우라늄) 농축과정에 필요한 액화질소통으로 추정되는 원통형 용기가 보인다”며 “이를 옮기는 트럭들이 원심분리기가 있는 건물에서 많이 포착됐다”고 했다. 원심분리기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을 위해 필요한 장비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