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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1~2월 거래된 전국의 전세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비중이 52.0%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역전세란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새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으로는 기존 세입자에게 전셋값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전세계약기간이 대략 2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하면 역전세로 본다. 집주인이 여윳돈이 없는 한 돈을 빌려서 부족한 전세금을 채워넣거나 집을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전체 아파트의 10% 내외에서 움직이던 역전세 비중은 지난 2017년부터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은이 2013년부터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13~2016년만해도 전체 전세 아파트 대비 역전세 아파트 비중은 11.9%, 10.2%, 8.9%, 10.2%로 1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7년 20.7%, 2018년 39.2%로 급증하더니 올해 1~2월에는 52.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방의 역전세난이 더 심각했지만 수도권이나 서울도 만만치 않다. 지방의 역전세 비율은 2016년 20.4%, 2017년 35.8%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50.8%로, 절반을 넘어섰다. 올해 1~2월에는 60.3%까지 치솟았다.
수도권과 서울의 역전세 비중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 4.3%에 불과하던 수도권의 역전세 비중은 2017년 11.9%, 2018년 32.3%로 올랐다. 지난 1~2월에는 46.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역전세 비중은 4.1%→10.0%→16.7%→28.1%로 늘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속도다. 지난 1~2월 역전세가 나타난 전국의 전세 아파트 52% 중 절반 이상(26.7%)이 10% 이상 전셋값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20% 하락한 전세 아파트 비중은 14.9%였다. 가격이 30% 이상 추락한 경우도 4.7%에 달했다.
특히 보증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에서 전세가격 하락폭이 컸다. 지난 1~2월중 전세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전세 아파트 비중을 보면, 보증금 3억원 미만 아파트가 32.6%였다. 반면 보증금 5억원 이상 아파트의 비중은 9.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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