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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릴 적 나를 꿈꾸게 하고 놀라게 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무언가 모를 목마름을 느끼게 했다”며 세계문학전집·김찬삼의 세계여행 등을 추천했다.
‘카르카시의 기타교본’도 추천서 목록에 포함했다. 그저 즐기기만 할 게 아니라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만의 연주를 해보라는 의미다. 그가 강조한 ‘나만의 사고방식’을 대표하는 추천 도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 낸 ‘자신의 책’을 만들어 보기를 제안했다.
세계문학전집은 전 세계의 고전을 모은 것이다. 1959년 을유문화사와 정음사가 국내 최초로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했다. 조지오웰의 ‘1984’, 빅토르 위고의 ‘93년’,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들이 즐비하다.
국내 문학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황석영의 ‘돼지꿈’, 김승욱의 ‘무진기행’ 등이 있다.
세계문학전집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솔로몬 노섭의 ‘노예 12년’과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등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로 무대에 올려져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단순히 고전으로 끝난 게 아니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대표적인 문학전집이다.
◇김찬삼의 세계여행(삼중당)
지금은 절판돼 중고서점에서나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여행가라는 별칭을 가진 고(故) 김찬삼(1926~2003년) 경희대 전 교수가 1950년대부터 시작한 세계여행 일대기다.
슬하에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지만 30여년 동안 1년 이상의 세계일주를 3번이나 즐긴 전문 여행꾼이다. 지역별 테마여행도 20여 차례나 된다. 고인이 여행한 나라만 160여개국이며 시간으로 따지면 14년, 거리로는 지구 둘레(약 4만㎞)의 32배나 된다.
고인은 자신의 여행기를 모두 10권의 책으로 남겨 대중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 한몫했다.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를 생각하면 고인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기타의 역사부터, 종류, 각 부분의 명칭 등 개괄적인 설명부터 실습까지 총 망라한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클래식 기타의 입문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황 CCO가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단순하다.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감동만 받을 게 아니라 직접 연주해 보며 또 다른 감동을 받으라는 것. 그가 강조하는 ‘나만의 사고방식’의 악기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은 ‘나만의 책’을 제작해 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나만의 책’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