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마찰과 갈등은 이처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절과 배려가 부족함으로써 야기되는 것이 보통이다. 조만간 서울 시내버스들이 차 안에 음료 반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실시키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커피 등 음료를 갖고 타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 고지될 것이라 한다. 자칫 급정거 또는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들고 있는 음료가 쏟아져 옆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라 여겨진다.
일상생활에서 준수돼야 하는 에티켓이 무시되는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원에서 20㎞로 규정된 자전거 안전속도가 지켜지지 않고 있음은 물론 흡연이 금지된 아파트나 공공시설 복도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하철에서 옆 사람들의 눈총에도 아랑곳없이 음악 볼륨을 높인다거나 어깨에 짊어진 배낭으로 다른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자신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전혀 개의치 않기 때문에 초래되는 결과다.
애완견의 목줄 착용이나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각자가 지닌 소지품으로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단속 이전의 문제다. 하지만 자신의 권리 행사에만 관심을 갖는 반면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부류가 늘어날수록 사회질서는 혼란스러워지고 민주정치의 기반도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불평할 문제라기보다는 바로 내 자신의 문제가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