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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부상징이 태극문양으로 획일화돼 각 정부 부처를 구분하는 것이 힘듭니다. 새 정부가 정부상징체계를 다시 예전처럼 되돌리면 좋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난해 3월 새로 도입한 정부상징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사회 각 분야에서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요구가 쏟아지면서 정부상징체계 또한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는 물론 행정과 관련없는 기관까지 획일화된 정부 상징을 이용하면서 각 부처 및 기관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게 주요 주장이다. 하나로 통일되면서 각 부처의 구분이 오히려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상징 개편 전에는 부처별 상징만으로도 부처 간 구분이 가능했다. 각각의 상징을 통해 부처별 지향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을 상징화한 법무부, 한반도와 비둘기를 형상화해 평화의 의지를 담은 통일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상징 옆에 적혀 있는 부처 이름을 확인해야만 구분이 가능하다.
행정과 관련없는 도서관·국악원·과학관·박물관·미술관·수목원까지 정부상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립국악원의 경우 국악원 건물을 형상화한 로고를 2014년 말 완성해 2015년부터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문체부 산하기관이라는 이유로 기존의 로고를 폐기하고 현재의 정부상징을 이용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기존의 로고는 국악원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개성을 살려 만든 것이었다. 통일된 정부상징을 이용하면서 국악원만의 특색을 알릴 수 없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정부상징 체계는 앞서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개편을 추진했다. 이전까지 각 정부 부처는 각기 다른 로고를 이용하고 있었다. 문체부는 정부 조직이 개편될 때마다 부처 상징을 교체하면서 예산과 행정이 낭비되고 있고 각 부처 상징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낮다면서 정부상징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문체부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상징체계 개발 추진단’을 만들고 시민 공모전을 진행했다. 그 결과 완성된 것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태극문양의 로고다. 문체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역사와 전통, 미래비전을 구현할 수 있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태극을 소재로 삼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정부상징체계 문제점이 폭발한 때는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부터다.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이 정부상징체계 개편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상징체계 교체 사업을 시작한 시점이 차은택이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고 차은택의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였다는 이유에서였다. 자문회의 과정에서 최순실과 연관이 깊은 오방색을 정부상징에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문체부는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정부상징체계 교체 작업은 최순실, 차은택과 무관하게 이뤄졌다. 후보작 중에도 오방색 사용이 전무했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실적으로 60~75억원의 예산을 들여 교체한 정부상징체계를 다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어떤 식으로든 획일화된 정부상징체계가 변화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부상징은 ‘정권 상징’이 아니라서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정부상징을 다시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바뀌었다고 정부상징을 다시 교체한다면 비용적인 면에서 더 큰 비효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