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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부인이 외부인이 자신의 우아한 전화기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애플은 앱을 할 것이다. 1 년 후, 그는 마음을 바꿨다. 그 자금은 발사되었고 휴대폰 앱 산업은 폭발했습니다’
AI번역기가 폭스(Fox) 뉴스 경제기사와 ‘땡큐 포 비잉 레이트’(Thank You For Being Late) 수필의 일부를 번역한 내용이다.
번역사는 이 내용을 각각 ‘오랜 세월 아이들과 어른들의 상상력을 키워온 레고는 2014년 2월 레고 무비(Lego Movie)를 출시하면서 44억 달러라는 기록적 매출을 올렸고, 장난감 블록의 대명사인 레고는 이를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자리를 되찾았다’ ‘잡스는 자신이 개발한 이 미적 감각이 뛰어난 아이폰을 외주를 주어 망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앱 개발 부문은 애플이 맡을 수 있겠다고 보았다. 하지만 1년 후 그는 마음을 바꾸어 자금을 출연하게 되었으며 휴대폰 앱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번역했다.
“인간 번역사가 인공지능(AI) 번역기보다 2배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인공지능(AI)과의 바둑 대결은 완패였지만 번역 대결은 완승이었다. 국제통역번역협회(IITA)와 세종대, 세종사이버대가 공동 주최해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인간 대 인공지능의 번역대결’이 전문 번역사들로 구성한 인간팀의 승리로 끝났다. 대결 전부터 인간팀의 압승이 점쳐졌던 만큼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같은 긴장감은 없었다.
◇ 속도에선 AI번역기가 압도
대결은 번역사 4명과 구글 번역기, 네이버 번역기 파파고(Papago), 삼성 스마트폰에 번역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의 인공신경망 번역 엔진이 각각 인간팀과 인공지능팀으로 출전해 주어진 지문을 각각 번역한 뒤 심사위원이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 팀에는 영어 지문과 한국어 지문 2개씩이 각각 주어졌다. 주최 측은 문학과 비문학(경제기사) 2가지 종류의 문제를 출제해 변별력 있는 대결이 되도록 했다. 지문 내용 또한 번역하기 쉽지 않은 문장으로 구성했다. 영한번역은 330개 단어. 한영번역은 750자다.
전문변역사팀이 먼저 번역을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번역 도중 인터넷 검색은 허용됐다.
주최 측은 “국내 번역가 100명에게 대회 참가를 의뢰했지만 대부분 난색을 표했다. 그 중 4분만이 대결에 응했다”며 “이들 모두 통역대학원을 나온 국내 최고의 번역가”라고 말했다.
‘인간 대표’들의 번역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관객석에서는 누가 승리를 거둘지에 대해 추측이 난무했다. 주최측이 세종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문대생들은 인간팀의 승리를, 공대생들은 AI의 승리를 점쳤다. 인간팀 번역이 끝나고 AI팀이 번역을 시작했다. AI번역은 불과 20분 만에 끝났다.
노트북을 열고 네이버와 구글, 시스트란의 번역 홈페이지에 문제를 입력하자 약 1초에 3~4개 정도씩 번역된 단어가 죽죽 나열됐다. 김대균 세종사이버대 영어학과 교수는 “AI번역기가 사람보다 정교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속도에선 이미 한참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 AI번역기, 어법 안맞고 문장 배열도 안 돼
평가는 정확성과 언어표현력, 논리 조직력 등 6가지 항목별로 각각 5점 만점씩 총 30점 만점을 기준으로 심사위원들이 직접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만 번역가 4명과 3개 AI번역기별 순위는 발표하지 않고 인간팀과 인공지능팀으로 나눠 평균점수를 낸 뒤 둘의 승패만 공개했다.
인간팀은 60점 만점에 49점을 얻었다. 인공지능팀은 18.6점에 그쳤다. 번역기 3대 중 1대는 26점을 받아 13점과 17점을 받은 다른 2대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뽐냈다. 심사위원인 박종철 한국외대 교수는 “시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번역기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면서도 “90% 이상 어법이 맞지 않고 문장 배열도 되지 않은 등 인간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AI 번역기는 비문학 지문에서 좀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현숙 세종사이버대 영어학과장은 “기계음악이 아무리 완벽하게 각종 악기 소리를 낸다고 할지라도 인간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AI번역기가 문학은 물론 비문학 분야에서도 저자의 의도를 그대로 전달한다든지 감동을 선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