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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드]②재계 오너 2~3세 수입차 사업 철수 왜?

김형욱 기자I 2016.08.02 06:00:00

'다른 사업 없나…' 판매 급증 불구 낮은 수익성에 저마다 '고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2000년 이후 수입차 판매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며 관심을 모았던 대·중견기업 오너 2~3세 경영진이 낮은 수익성 탓에 고전하고 있다. 만만치 않다는 걸 경험한 이들 일부 경영진은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의 장남인 한균씨가 운영해 온 아우디 딜러 참존모터스는 지난해 말 그룹의 경영난으로 자동차 판매사업을 접고 코오롱에 넘겼다. 비슷한 시기 동아원도 오너 3세 이건훈씨가 주도하던 페라리·마세라티 수입·판매사 FMK 경영권을 효성에 매각했다.

이에 앞서 2010년 이후 SK네트웍스와 두산도 같은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조카 조현호씨도 CXC모터스를 설립해 미쓰비시·이베코 등 판권을 산 후 사업 확대에 나섰으나 불과 수년만에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됐다.

철수의 공식적인 이유는 제각각이었지만 ‘사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재벌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적잖은 오너가 출신이 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고급 수입차를 잘 안다는 이유로 쉽게 접근해 온 측면이 있었다”며 “실제론 수익성이 낮은데다 다양한 변수가 있어 까다로운 게 수입차 판매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120개 전후 수입차 판매사는 최근 수년 판매는 늘지만 경영난을 겪는 이른바 ‘풍요 속 빈곤’에 빠졌다. 국내 수입차 판매는 2009년 6만대에서 지난해 24만대로 6년 만에 네 배 성장했다. 그러나 수입사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각 브랜드의 1~2위 기업만 2~4%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뿐 국내 판매사 대부분은 영업이익률이 1% 전후다. 전국 4~5개 전시장을 운영하는 매출 1000억원대 중소 딜러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억원 전후인 셈이다. 적자는 아니지만 추가적인 투자 여력은 없고 ‘작은 변수’만으로도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 말 아우디·폭스바겐 판매중단이 해당 딜러에 치명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소형 딜러 위주로 운영해 온 폭스바겐 브랜드 9개 딜러 중 상당수는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이들 딜러 대표 상당 수가 자동차 영업사원 출신으로 끈기가 있기 때문에 위기를 버티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폭스바겐 최대 딜러인 클라쎄오토는 지난해 매출액 2860억원, 영업이익 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3%에 그치며 임대료가 높은 일부 전시장을 철수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낮은 수익성과 각종 악재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통에 일부 대·중견기업 계열 수입차 판매사는 사업 철수나 업종 변경도 검토 중이다. 현재 120개 수입차 딜러 중 약 20여곳은 대·중견기업 계열이거나 오너가 2~3세가 운영하고 있다.

BMW·아우디 등을 판매하는 코오롱(회장 이웅열)과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등을 판매하는 효성이 대표적이다. 효성 자동차 계열사는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효성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그 밖에 렉서스 딜러 센트럴모터스는 허창수 GS 회장과 허인영, 허준홍 등 GS가 지분을 갖고 있다.

중견기업 계열 중견 수입차 A판매사(딜러) 임원은 “오너가 지난해부터 ‘이것(자동차 판매)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신사업을 주문하고 있다”며 “부동산·금융 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분야 진출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고속성장 시기가 마무리 단계가 되면서 과잉 경쟁과 낮은 수익성에 따른 부작용이 하나둘씩 터져나오는 상황”이라며 “수입차 판매가 다시 급격히 늘지 않는다면 적정 수요-공급이 맞춰질 때까지 업계 내 구조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존모터스가 지난해 말까지 운영했던 아우디 대치전시장 전경. 참존그룹의 수입차 판매사업 철수에 따라 이 전시장은 코오롱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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