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고용 확대 정부·기업·국회 함께 풀어야
고용률 70% 달성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 공약이다. 이를 높이기 위해선 여성고용률 상승이 전제 조건이다. 남성 고용률은 이미 75%대다. 여성고용률이 최소 65% 선으로 올라야 평균 고용률 70%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강 장관은 “워낙 대외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이대로는 전체 고용률 70% 달성도 쉽지 않을 거 같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여가부는 고용률 견인 차원에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중소기업청, 자치단체, 민간 대체 인력뱅크 등이 함께하는 ‘대체인력 협의체’를 구성해 기업이 필요인력을 즉시 충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부터 10개 시·도 23개 센터에 IT·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직종의 직업교육훈련프로그램 25개 과정을 새로 개설한다. 새일센터에서는 예비창업희망자를 발굴해 훈련으로 연계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실습기자재, 훈련공간, 전문인력 등을 지원해 경단여성 직업훈련을 돕는다. 여가부는 중기청과 손잡고 경단녀 고용기업, 경단녀 예비창업팀, 여성기업 등에 연구개발(R&D)및 창업자금으로 1년간 총 10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을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렸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은 기업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해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고용 경직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용유연화 등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이달 내 국회에서 관련 법안 통과는 요원해 보인다. 강 장관은 “법이 뒷받침돼야 산업도 발전하는 데 그게 제일 아쉽다”고 했다. 강 장관은 19대 국회의원이다.
◇ 35~39세 여성 고용률 전세계서 꼴찌 수준
|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자녀 양육 부담이 큰 연령대인 35∼39세 여성 고용률은 전세계에서도 꼴찌 수준이다. 만 0∼2세 자녀를 둔 한국 여성의 고용률은 32.4%로 25위에 그쳤고, 만 3∼5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35.8%로 27개국 중 가장 낮았다.
정부는 일·가정양립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근본적으로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되지 않는데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동반할 수 사회적 시스템이 미비한 때문이다.
“일·가정이 양립 해야 하는 데 이게 서로 상반됩니다. 일에 집중하면 가정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어요. 기업내 분위기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친화인증제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족친화 인증제’는 가족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을 위해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대해 심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인증은 최고경영층의 리더십(20점), 가족친화 실행제도(60점), 가족친화경영 만족도(20점) 등을 평가해 70점 이상 시 부여된다.
“근로자들이 사내에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난해까지 1363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런 기업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분위기 또한 자연스럽게 가족친화적으로 바뀌어 나갈겁니다.”
그가 이같이 기업문화 개선에 신경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강 장관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온 일하는 여성이다. 일하면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를 키워 군대에도 보냈다. 듣기만 해도 입이 딱 벌어지는 고된 시집살이도 이겨냈다.
신혼을 4대가 한집에 사는 시가에서 시작했다. 시할머니와 시부모, 시숙가족, 시동생까지 대가족이었다. 강 장관은 제삿날이 아닌 때도 하루에 밥상만 7번을 차리기도 했다.
“밤 11시까지 밥 만하다 하루가 끝나기도 했습니다. ‘머리가 좋을 필요없고 몸만 튼튼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중고등학교 물리 교사로 5년간 교편을 잡았다. 이후 소방방재시스템 개발 기업인 위니텍을 설립해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키웠다.
일할 땐 직원들에게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였지만, 때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인생 선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여직원들에게 일·가정양립의 지혜를 나눠주는 다정한 선배였다.
“제가 겪어봤기 때문에 여직원들에게 요령을 많이 가르쳐 줬습니다. 결혼한 여직원들에겐 시어머니와 절대 부딪쳐 싸우지 말라고 조언했어요. 이해를 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하되,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수준에서 해야 합니다. 서로 어떤 상황이든지 마음을 다치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도 몰래 반찬과 지짐을 사서 음식을 준비하기도 했답니다.”
그는 경험의 공유와 베품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봤다. “과거의 고생을 통해 미래 세대는 더 현명해져야 하잖아요. ‘이만큼 내가 고생했으니 너도 고생해 봐라’고 한다면 인류가 어떻게 발전하겠어요. 후배나 후손은 고생하지 않고 주변에 더 많이 베풀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
강 장관은 여가부를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책을 펴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여가부는 양지가 아닌 음지에서 많은 일을 한다. 교육부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제도권 교육을 맡고 있는 반면 여가부는 학교에서 중도에 이탈하거나, 진학을 포기한 학교 밖 청소년을 보듬는 일을 한다.
최근 늘고 있는 중도입국 청소년, 외국인 근로자 자녀에 대한 지원 등도 여가부가 맡고 있다.
“얼마 전에 탈북청소년, 중도입국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무지개청소년센터를 다녀왔습니다. 이 아이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초기엔 방황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이들이 입국후 바로 센터와 연결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와 논의 중입니다.”
여가부는 이혼 등 가족해체로 위기에 내몰리는 이들이 없도록 한부모가족센터를 통해 한부모 가족의 자립을 돕고 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도 여가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국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를 국내에 이송했다. 여가부는 중앙대학병원과 대한항공(003490)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10일 병세가 위독한 하 할머니를 모셔왔다.
“인사청문회 때 위안부 할머니 한분 한분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일본과 우리 정부의) 협상은 그 당시 최선을 다 한 협상이었습니다. 협상을 되돌리는 건 국가 간 관계에서 불가능합니다. 여가부 장관으로서 위안부 할머니 관련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대구 효성여고와 경북대 물리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경북 봉화 소천중·고와 동명중에서 교사를 지냈다. 2000년 재난방제시스템 개발 전문 IT기업인 위니텍을 설립했다. 제5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5번을 받아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국회 들어온 후로는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주로 활동했으며 원내대변인과 원내 부대표 등을 지내기도 했다. 2015년 1월 여가부 5대 장관으로 취임했다.
▶ 관련기사 ◀
☞[신기자의 비행기 꿀팁]①편도vs.왕복 어떤게 더 싸나요?
☞대한항공, 보잉 737 맥스 날개 핵심부품 공급
☞대한항공, '출발지연 의혹' 노조 위원장 부기장 강등 징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