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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하다 날벼락..사우나 천장 붕괴 잇따라

최훈길 기자I 2015.05.27 07:00:00

유동인구 많은 리조트·쇼핑몰 목욕장서 피해자 발생
옥돌 등 무거운 자재 사용 원인, 안전규정 없어
안전처 “마감재 재료·행정처분 기준 마련 추진”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 장모(35·남)씨는 작년 11월 가족과 함께 강원도 홍천군 대명 소노펠리체를 찾았다. 장씨가 습식사우나를 이용하던 도중 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서 대리석으로 된 천장이 무너졌다. 장씨는 무릎·어깨·척추 염좌, 머리 타박상 등으로 최장 3개월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 2013년 6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내 찜질방의 천장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찜질방에 있던 김모(44·여)씨 등 4명이 얼굴, 어깨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삽시간에 천장이 무너져 피할 겨를이 없었다.

사우나·찜질방 등에서 천장붕괴 사고가 매년 잇달아 발생하자, 정부와 지자체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국가안전처는 사우나·찜질방 천장 관련 안전관리 규정이 미비해 이 같은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는 판단 아래,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안전처) 관계자는 26일 “지자체로부터 찜질방 10곳의 도면을 받아 시설, 마감재 사용 실태를 살펴보고 있다”며 “천장 마감재에 대한 안전규정이 없어 마감재 사용 기준, 행정처분 기준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처가 지자체 실태조사를 하게 된 것은 피해를 입은 장씨의 안전신문고 신고가 계기가 됐다. 안전신문고(safepeople.go.kr)는 시민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앱을 통해 생활 속 위험요소를 신고하면 정부·지자체가 이를 해결해주는 시스템으로 작년 12월부터 운영 중이다.

안전처로부터 신고 사실을 전달받은 홍천군은 현장점검을 한차례 실시한 뒤 장씨에게 “구조물 상태는 양호하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장씨는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안전점검을 해달라”고 안전신문고에 재차 호소했다.

이에 안전처 안전점검과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최근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다른 지자체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실태조사 결과 가든파이브 찜질방, 광주 여탕 사우나 등에서도 천장이 붕괴돼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거운 대리석·옥돌 등으로 천장을 장식한 사우나·찜질방 천장의 나사못 등이 습기에 부식되거나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잇딴 사고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건축법이나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에는 천장 마감재에 대한 시공·관리기준이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기 힘들고, 업체에서 임시변통으로 ‘땜질 손질’을 한 뒤 영업을 재개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

안전처 관계자는 “목욕장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목욕장 천장에 무거운 자재를 쓰지 않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안전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홍천군 대명 소노펠리체의 사우나 천장이 작년 11월 붕괴돼 한 시민이 전치 3개월의 피해를 입었다. 대명 측은 사고원인을 “천장 판넬을 고정하는 나사못이 습기로 인해 부식돼 판넬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탈락됐다”고 설명했다(사진 제공=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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