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만 52세' SK 울산공장, 성장은 계속된다

성문재 기자I 2014.11.16 10:46:26

韓 경제발전 이끈 주인공..SK 도약 모색중
여의도 3배 면적.."운영중인 소방서가 6곳"
지난달 UAC공장 준공..매출 목표 年 2.5조
넥슬렌공장 연내 상업생산 돌입..도약 계기

[울산=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는 새벽 한때 첫눈이 내렸던 지난 14일, 서울역에서 KTX로 2시간 20분을 달려 도착한 울산역에는 가을 햇살이 가득했다.

SK 울산공장 방문에 앞서 울산 중구 태화동에 자리한 SK행복타운을 먼저 들렀다. SK가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재작년에 완공한 SK행복타운은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호텔급 인테리어는 물론 구석구석 깔끔하게 관리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SK행복타운에서는 임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과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며 독신 사원을 위한 숙소도 100실 가량 마련돼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韓 경제의 심장’ SK 울산CLX를 만나다

SK행복타운에서 울산항 방향으로 20여분을 이동해 SK 울산콤플렉스(CLX)에 도착했다. 이 곳은 연매출 70조 원 규모로 성장한 SK이노베이션(096770)이 52년 전에 첫 사업을 시작한 터전이자 지금도 증설을 거듭하고 있는 SK의 에너지 사업 핵심거점이다.

울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성욱 SK에너지(096770) 부장은 “지난 1962년 국내 최초 석유정제업체 ‘대한석유공사’로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은 70년대 한국 경제발전의 중추 역할을 했고 80~90년대 해외진출과 신규사업 개척을 발판삼아 21세기 들어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CLX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830만㎡(약 250만평)에 달하는 부지는 서울 여의도의 3배 크기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단일공장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루 최대 84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으며 연간 770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 가능하다. 전체 제품 중 약 60%는 해외로 수출한다. 울산만과 맞닿은 곳에 8개의 자체 부두시설을 두고 있다. 이날도 윤활기유, 아스팔트 등의 제품들이 각각 선박에 선적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윤 부장은 “울산CLX 내에 운영중인 소방서가 6곳이나 돼며 CLX 내 파이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도달할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울산CLX 내 파이프라인 총길이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장거리인 40만km에 달한다.

SK 울산CLX 내 울산아로마틱스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日 JX 합작 ‘울산아로마틱스’..“연매출 2조5000억 목표”

울산CLX는 50대에 접어든 요즘도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구심점은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자회사 SK종합화학이다. 정제마진 악화로 국내 정유업계가 정유 이외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SK는 석유화학 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SK종합화학이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에너지와 합작해 울산CLX 내에 건설한 울산아로마틱스(UAC) 공장은 지난달 23일 준공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상업가동은 이미 지난 6월부터 시작했다.

PX 생산량 기준 세계 순위(자료: SK이노베이션)
UAC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파라자일렌(PX) 100만t, 벤젠 60만t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 160만t이다. 현재 생산중인 PX와 벤젠의 95%는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된다.

UAC공장 가동으로 SK는 PX 생산량 기준 국내 1위, 세계 5위 석유화학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훤배 울산아로마틱스 대표는 “상업가동 시작 이후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연매출 목표는 2조5000억 원”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혁 생산기술실 엔지니어는 “에너지 효율 공정 도입을 통해 기존 PX 공장 대비 20%의 에너지를 절감했고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공정 특허(ATA 공정)를 적용함으로써 수율도 높였다”고 말했다.

SK 울산CLX 내 넥슬렌 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부가 ‘넥슬렌’으로 글로벌 도전장

SK종합화학은 또 울산CLX에 건설한 넥슬렌(Nexlene) 공장의 시험가동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달 공식 상업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이 2004년 개발에 뛰어든 이후 2010년 말 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명이다. SK는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 등 모든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넥슬렌은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 투명성, 가공성이 뛰어난 만큼 마진도 크다. 이 때문에 SK는 미국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일본 미쓰이 등 글로벌 메이저 화학사들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길래 SK종합화학 넥슬렌시운전팀장은 “시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폴리옥시프로필렌(POP), 폴리옥시에틸렌(POE) 등 프리미엄 제품들은 기존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제품보다 단가를 40~50% 정도 비싸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연산능력이 23만t에 달하는 넥슬렌 울산공장에서 내년부터 연 4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울산CLX는 SK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에서 대규모 투자 사업의 결실을 맺고 신성장 사업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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