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윤도진 김재은 양승준 김보리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부처 장·차관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대부분은 일단 휴식을 취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부는 대학 등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일부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요직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새 정부 조각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고 인기는 대학 강단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9년 만에 대학 강단으로 돌아간다. 박 장관은 오는 3월 시작되는 1학기부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직에 복귀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8년째 강단을 떠나 있었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강단에 복귀한다. 고려대 사학과 교수 출신인 그는 현재 새 학기 강의를 준비 중이다. 최 장관은 임기 중 출마설이 나돌 때에도 “후진 양성을 위해 주력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대학 강단에 설 가능성이 있다. 임기 중 10여 차례 대학 강연을 통해 이미 ‘스타 강사’로 자리잡았다. 일각에선 휴식을 취하면서 저서 집필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장관은 앞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지성과 감성의 협상기술’이란 책을 공동으로 번역, 출간한 바 있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출신인 류우익 통일부 장관도 복직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1950년생으로 교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정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퇴임 후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고향으로..전관예우는 옛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월쯤 남미와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고 만주에서 역사를 연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공직과 관련해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고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촌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주 출신인 서 장관은 언론을 통해 “장관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미래 생명산업인 농업, 잘사는 농촌을 위해 평생토록 몸바쳐 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권재진 법무부 장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이현동 국세청장 등의 행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은 퇴임 후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거취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부처의 대다수 차관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단 장·차관 출신들이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과거 정부에 비해 드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부터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된 영향이다. 지식경제부의 한 공무원은 “5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고위 관료 퇴직 후 기업이나 로펌의 이사, 고문 등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길이 막혔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요직 노린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남은 1년의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도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임기인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TK(대구·경북) 출신인데다 당선인 측과 가깝다는 점에서 금융위원장 등 장관급 자리로 영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도 현안인 주택시장 정상화 등과 관련해 박 당선인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