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설 연휴 직후 4대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잇따라 이사회를 연다. 특히 KB금융(105560)지주를 제외한 우리·신한·하나 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임에 나선다. KB금융 주력계열사인 국민은행은 SK와 지분 맞교환을 실시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도 본격화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055550)는 오는 8일 7차 특별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와 관련한 숏리스트(Short list·면접후보군)를 추린다. 이어 14일 8차 특별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를 선정한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당초 21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싼 내부 파벌경쟁에 대해 강력 경고하고 나서면서 14일 단독 후보 선정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신한 막후 최대 권력인 재일교포 주주들이 지지하는 류시열 신한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과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홍성균 신한카드 부회장 등에 대한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지주(053000)도 지난달 28일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 후보 공개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오는 9일까지 공개모집(공모)과 후보 추천 방식을 통해 회장 후보군을 추리고 다음달 14일 인터뷰(면접)를 실시한 뒤 단독 후보를 확정한다.
금융권 안팎에선 이팔성 현 회장의 유임 가능성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내정설 등이 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강 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도전장을 던질 경우 이 회장의 연임 구도에는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최근 강 위원장에 대해선 "내가 계급상으로 위다"라며 몸을 낮춘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오는 10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재무적투자자를 최종 결정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오는 10일 이사회에서 10여군데 재무적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나금융은 회사채를 발행을 통해 1조5000억원, 하나은행 등 자회사 현금배당으로 2조2000억원의 현금을 학보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할 경우 5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그 뒤 열리는 이사회에서 오는 3월말 임기가 끝나는 김승유 회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이사회 구성원 연령을 70세로 제한하고 현재 3년인 대표이사 임기를 1년이나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김 회장은 올해 68세(1943년생)라 2년간 회장직을 더 유지할 수 있다.
KB금융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약 1900억원(지분율 0.7~1%) 규모의 KB금융 주식을 SK텔레콤이 보유중인 SKC&C 지분과 맞교환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9월 지주 출범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과정에서 인수한 KB금융 지분 4098만주(10.6%)를 3년 보유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9월까지 전량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주가의 부담을 덜기 위해 대기업과의 지분 교환을 추진해 왔다.
KB금융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임영록 KB금융 사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을 등기이사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은행권은 오는 8일 신한금융과 외환은행(004940)을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의 실적은 오는 10일 공개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3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은행권 1등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순익 `1조원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순익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대규모 충당금과 경영자가 바뀌면 그 이전의 부실을 일순간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 영향으로 1000억원대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