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지난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아시아 시장은?`
답은 인도다. 많은 인구와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소비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인도 뿐 만이 아니다. 선진국들이 경제 침체와 재정위기로 비틀거리는 동안 인도를 비롯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승승장구했다. 외국인들은 돈뭉치를 들고 앞다퉈 아시아로 몰려왔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분위기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아시아 이머징국가들이 넘쳐나는 돈들에 밀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자금을 걷어가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작년 12월 인도의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8% 상승하자, 외국인은 올해 4억달러 이상 순매도했다. 7%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인도네시아에서는 5억달러 팔자우위를 기록 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시장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조만간 한국 차례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살짝 섭섭해진다. 아무리 인도가 `제2의 중국`이라 불리며 잘 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와는 경제 구조가 다르고, 수준이 다르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달러를 넘어섰지만, 인도는 1000달러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보자. 인플레이션을 이끌고 있는 주범 중 하나는 국제 식품 가격이다.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먹을거리 가격에 생활 물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식품 가격 상승 부담이 적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또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구조도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시키는 요인이다. 세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수출 중심의 성장이 긴축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호조로 긴축이 요구되는 시기에는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면 우리 시장에 대해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전날(26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 등급을 강등하면서 엔화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하향 조정이 재정적자 큰 미국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간밤 뉴욕과 유럽증시는 일본 재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고 나란히 상승했다.
주말 사이 공개되는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을 통해 회복 속도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변동성이 커지는 틈을 타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화학 등 핵심 수출주들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유리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