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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정부는 왜 우크라에 격분했나…빅터 차가 주목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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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4 0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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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대북 대화 구상과 외교 갈등 연결
北포로 송환 사전 통보 가능성 제기…미확인 가설
젤렌스키 공개 발언은 대북 심리전이었을 가능성
"공개 공방보다 비공개 외교로 해법 찾아야"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한국 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북한에 미리 알렸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제기했다. 북한은 포로 송환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배경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다만 실제 사전 통보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7월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Victor Cha) 지정학·외교정책부문 대표 겸 한국석좌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외교 갈등 심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했다.

차 석좌는 동료인 시드니 사일러 연구원이 최근 CSIS 방송에서 제시한 견해를 소개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군 포로 2명의 송환 사실을 평양에 미리 알리고, 북한이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 것을 계기로 일정한 신뢰를 쌓아 남북 대화 재개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차 석좌는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사안이지만 이 같은 가능성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한 분노를 설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전 통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北은 침묵하는데 韓은 강경 대응…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 갈등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에 송환했다고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한국 정부는 비밀유지 합의 위반을 문제 삼아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대사관 직원들도 철수시켰다.

한국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포로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안전이다. 그러나 차 석좌는 정작 북한이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은 남북 대화에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 석좌는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북한과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고 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밝혔다. 차 석좌는 포로 송환 사실의 공개가 이러한 대북 접근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북한군 포로 중 한 명의 모습.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지난해 1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개한 북한군 포로 중 한 명의 모습.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엑스(X))
젤렌스키의 포로 송환 공개, 대북 심리전이었나

차 석좌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의도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비밀유지 합의의 존재를 몰랐을 가능성보다는 북한을 겨냥한 심리전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추가로 확보해 한국에 넘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평양에 전달하려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대러시아 병력 공급을 억제할 실질적인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포로 문제를 압박 카드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차 석좌는 2024년 말 이후 북한이 최대 2만5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러 협력을 양국 간 문제라며 거리를 두고 있고, 미국의 확산방지 수단은 북한의 대러 군사 거래와 병력 이동을 막는 데 한계가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에 가로막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 공방보다 비공개 외교로 해결해야”

차 석좌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언론을 통한 공개 공방이 아니라 비공개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북러 협력이 북한에 막대한 경제적·전략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CSIS 추산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탄약, 미사일,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얻은 경제적 이익은 최대 140억달러(약 18조5670억원)에 이를 수 있다.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는 규모라는 분석이다.

차 석좌는 러시아산 식량과 연료 유입으로 북한 당국이 배급체계를 다시 장악하고 시장의 역할을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북러 밀착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까지 낮아지면서 북한의 대외 행동에 대한 제약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란 전쟁으로 한국의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새로운 외교 변수로 꼽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국이 러시아와 일정한 합의를 모색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북한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러시아가 한국에는 에너지 조달 위험을 줄이기 위한 협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 딜레마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의미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사진=CSIS)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사진=C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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