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용 대출 명목으로 편취한 혐의
피해자 60여명, 피해액 약 12억 규모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이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부총책과 조직원 2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 경찰이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하고 있다.(사진=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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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전화금융사기 조직 일당 4명을 필리핀에서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부총책 A(32)씨와 조직원 B(32)씨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송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필리핀을 거점으로 이른바 ‘이몽룡파’와 ‘성춘향파’(가명)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소속돼 금융기관으로 속여 상환용 대출 명목으로 피해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조직의 부총책으로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을 관리·감독했으며, B씨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상담원인 척하며 피해자들을 속이는 역할을 했다.
두 조직에서 이들의 범행으로 인해 현재 확인된 피해자는 60여명이며, 피해액은 약 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송환 후 국내에서 추가 수사를 이어가면 피해 금액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필리핀 코리안데스크가 현지 사법기관과의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했다”며 “전화금융사기 척결 종합대책의 하나로 전화금융사기 국외 특별 자수·신고 기간을 운영하며 해외 총책 및 조직원 검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 깊다”고 강조했다.
|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된 보이스피싱 일당 D(왼쪽부터), B, C씨(사진=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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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수배관서인 용인동부경찰서와 부산청 강력범죄수사대의 요청에 따라 A씨와 B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았다. 이후 경찰청은 부총책 등 상선에 대한 첩보를 얻기 어려운 조직범죄 특성을 고려해 첩보 수집 전담 부서로 경기남부청 인터폴국제공조팀을 지정한 후 A씨와 B씨가 속한 조직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추적해 두 조직의 소재 첩보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경찰청과 이민청 등 현지 사법기관과 공조해 총 15명의 요원을 투입, 지난 5월 5일 전화금융사기 조직 일당을 검거했다.
검거 당일 오전에는 성춘향파 총책 D씨와 조직원 B씨, C씨를 차례로 검거했으며, 오후에는 이몽룡파 부총책 A씨를 검거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 2개가 같은 날 와해된 셈이다. 경찰은 총책 D씨와 조직원 C씨는 현지에서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내로 송환할 예정이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전화금융사기범죄는 ‘경제적 살인’으로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주는 범죄라는 점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범행하는 전화금융사기 사범들을 국내로 조속히 송환해 국민의 피해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필리핀 현지에서 보이스피싱범죄에 사용된 장비(사진=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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