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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061억원, 영업이익 1274억원, 당기순이익 81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160.1%, 당기순이익은 368.9% 증가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반면 한미약품과 달리 매출 상위권의 전통제약사들은 같은 기간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이상 변경 공시가 이어졌다. 이들 제약사 모두 지난해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연구개발비 증가, 라이선스 수익 감소 등을 꼽았다.
일동제약(249420)은 영업손실 555억원(전년대비 적자전환), 당기순손실 1010억원(-675.5%)을 기록했다. 종근당(185750)은 영업이익 948억원(-23.5%), 당기순이익 424억원(-53.1%)이다. 유한양행(000100)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6억원(-42.3%), 991억원(-47.9%)이다. 제일약품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동아에스티는 영업이익 156억원(-54.1%), 당기순이익 98억원(-63.9%)으로 역성장했다. 삼천당제약(000250)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상장 이후 첫 적자전환이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탄탄한 실적 구조에는 독자 개발한 주요 개량·복합신약과 북경한미약품이 있다. 아모잘탄패밀리 1254억원, 로수젯 1232억원, 에소메졸 538억원의 처방 매출을 냈다. 매출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총 18개에 달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성장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실적을 토대로 한미약품은 4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시장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2887억원 매출과 669억원의 영업이익, 6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5.9%, 163.3%씩 성장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북경한미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경한미가 자동화 설비를 갖추면서 생산효율 증가, 이탄진과 이안핑(기침가래약) 신제품 매출 고성장 등으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북경한미는 기존 호흡기 질환과 어린이 의약품에서 장기 처방 가능한 성인용 시장까지, 올해 4분기 아모잘탄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숫자로 실적을 증명함과 동시에 R&D 대규모 투자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2019년 2098억원(전체 매출의 18.8%), 2020년 2261억원(21.0%), 2021년 1604억원(13.3%)을 R&D에 사용했다. 지난해 3월 국내 허가를 받아 국내 시판에 들어간 롤론티스는 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항암 혁신신약 포지오티닙은 지난해 연말 FDA 허가 신청을 마친 상태다.
올해 R&D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미약품은 글로벌 신약허가의 결과가 기대된다. 롤론티스는 상반기 안으로 미국 품목허가신청서(BLA) 재신청 예정, 포지오티닙은 FDA 신약허가신청(NDA) 접수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으로 결과가 예상된다”며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은 영국에서 혁신치료제로 선정, 전이성 유방암으로 영국 신약 허가 신청에 들어가 올해 5, 6월에 결과가 나올 예정돼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