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강북권 아파트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강남 3구와 마찬가지로 시세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몰려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급매가 나오는 등 집값 하락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마용성 뿐만이 아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아파트 시장도 ‘릴레이 신고가 경신’가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강남3구 추락에 ‘마용성’까지 흔들
22일 한국감정원 3월 3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0.11% 변동률을 기록해 전주에 이어 내림세를 유지했다.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는 1월 중순 이후 9주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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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포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5㎡)에서 14억원 4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 1월 같은 평형이 16억 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두 달만에 2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성동구와 용산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말 16억 3000만원에 팔렸던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전용 84㎡)도 3월 4일 14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용산구 산천동 ‘리버힐삼성’도 지난 1월 신고가를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용 75㎡짜리는 지난 1월 22일 신고가(9억 1000만원)를 기록했지만 결국 지난 2일 이보다 6000만원 낮은 8억 7000만원대에 매매가 이뤄졌다.
용산구 L공인중개업사무소 대표는“강남 3구가 떨어지니 불안을 느낀 집주인들이 예전처럼 가격을 막 올리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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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과 마용성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강북권의 중저가 아파트 단지인 노도강도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12·16 대책으로 풍선효과가 이어지던 노도강의 신고가 행진도 멈춘 상황이다.
노원구 하계동 한신1차 아파트 전용 36㎡도 지난 1월 기록했던 신고가보다 약 200만원 낮은 가격에 최근 거래됐다. 지난 18일 2억 9650만원에 거래되면서, 1월 신고가(3억 800만원)보다 몸값이 낮아진 것.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12·16 대책 이후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자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한두 달간 크게 체감했다”며 “그러나 3월로 접어들면서 매물문의도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과거처럼 집주인들도 ‘호가 올리기’를 쉽게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셋째주(16일~20일)까지 거래된 노도강 아파트 매매 16건 중 11건이 신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노도강의 매물도 잠긴 모습이다. 12·16 대책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던 매매량은 2월 중순 이후 다시 줄어들고 있다. 1월 20일부터 한 달간 노도강 아파트 거래량은 418건으로 전월 같은 기간(414건)보다 4건 늘었다. 그러나 2월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의 거래량은 288건으로 약 30% 줄었다. 코로나19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중저가 아파트 단지인 노도강의 매물도 덩달아 잠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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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남 3구 아파트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마용성·노도강 등 강북권 아파트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집값 규제에 이어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등 악재가 지속 되면서 서울아파트 시장의 전망은 현재 밝지 않다” 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동성에 의해 올라간 주택가격은 경제 여건이 좋지 않는 상황에서는 무너진 전례가 많았다”며 “코로나19가 창궐한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 시기는 예상보다 더 빨리 올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