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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키로 하고 대형 조선사 빅2 체제 재편을 본격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중형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를 통한 통폐합 작업도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중형조선사들을 괴롭혔던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을 막고, 동시에 이들을 관리하는 국책은행들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없앨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삼성중공업과 빅2 체제로 재편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중형 조선사들도 국책은행들을 중심으로 통폐합 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다만 관련업계는 당분간 통폐합보다는 각자도생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년간 구조조정 여파로 유수의 중형 조선사들이 정리돼 출혈경쟁은 크게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진단이다. 더군다나 정부 차원에서 통폐합이 추진되더라도 총대를 멜 재무적 여력을 가진 중형 조선사도 부재하다.
현재 중형조선사 가운데 실질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 대선조선 수준이다. 대한조선은 10만톤(t) 내외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STX조선해양은 5만t급 MR탱커, 대선조선은 1~3만t급의 소형에 가까운 선박에 강점을 갖는다. 현대미포조선과 경쟁구도를 갖는 STX조선해양을 제외하고는 각각 주력 선박이 달라 출혈경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통폐합 작업을 감당하기에는 각 중형조선사들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이미 수많은 조선사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라졌지만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형 조선사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개선 여부에 따라 통폐합도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회의적 입장을 내놓았다.
실제로 설비 경쟁력을 갖춘 주요 중형조선사들의 매각작업 역시 이미 수차례 불발된 상황이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매각 작업이 수포로 돌아갔고, 성동조선해양 역시 올해 2월까지 2차례에 걸쳐 매각을 진행했지만 유찰됐다. 앞서 법정관리를 거쳐 M&A를 시도했던 SPP조선은 이르면 이달 내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가격 조건이 맞지 않은 것이 매각 실패의 주 요인으로, 이는 현재로서는 중형 조선사 간 통폐합은 쉽지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각사별 구조조정이 계속되며 생존경쟁력을 갖춘 중형조선사들만 살아남는 ‘각자도생’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업황이 개선되면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통폐합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선사간 통폐합은 원가 부담을 줄이고 영업조직 통합 등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중대형부터 중소형까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업황에 따라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는 장점이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중형 조선사들은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 우려보다는 중국,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저가수주 추세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업황 개선이 더 관건인 상황으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어느정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락슨에 따르면 2월 기준 대한조선 수주잔량은 19척(51만1000CGT, 48위), STX조선해양은 15척(36만7000CGT, 58위), 대선조선은 8척(9만4000CGT, 116위)으로 집계됐다. 다른 주요 중형조선사인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이달 내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생존 여부가 달렸다. 영도조선소 수주잔량은 특수선인 관계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3년치 정도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절차를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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