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이미 일부 가치저장이나 교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 채택이 조만간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향후 10년내에 주류 지급결제 수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영국의 MIT로 불리는 명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팀이 암호화폐 거래소인 이토로(eToro)의 용역으로 실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암호화폐: 신뢰와 (실물경제에서의) 채택의 장벽 극복하기’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암호화폐가 앞으로 10년 이내에 기존 법정화폐처럼 주요한 재화나 서비스의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사용될 수 있다고 점쳤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윌리엄 노턴벨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는 “암호화폐의 세계는 그와 관련된 혼란스러운 용어들이 양산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일반인들이 거리에서 암호화폐를 일상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비관론이 넘쳐나지만 이미 암호화폐는 널리 통용되는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기준을 상당 부분 충족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 지급결제 수단이라고 하면 가치저장과 교환의 매개, 가치척도의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과 일부 알트코인은 이미 두 가지 요건을 총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거래처리 속도나 규제 등의 과제가 남아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즉, 암호화폐가 가지는 익명성으로 인해 교환의 매개와 가치척도 기능이 돈세탁이나 다른 불법적 행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규제가 우호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노턴벨트 교수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대규모로 채택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이며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주요한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같은 대학의 제이넵 거거크 교수도 “새로운 결제시스템은 하루 아침에 나타날 수 없지만 화폐의 개념 역시 법정화폐에서 디지털 화폐까지 진화하고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