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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는 배경음악 없이 라면의 전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담았다. 봉지를 뜯고 파를 다듬고 물을 끓이는 등 각각의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백색 소음을 극대화해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는 “소리를 이용해 침샘을 자극했다”며 광고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풀무원 육칼은 광고 화제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칼국수라면 점유율은 36.5%로 이 시장에서 1위다.
올해는 경동제약(011040)이 진통제 ‘그날엔’ 광고에 ASMR을 썼다. 가수 겸 배우인 아이유의 속삭이듯 위로하는 멘트와 함께 제품 개봉 소리를 섞었다. 취업준비생을 위로하듯 읊조리는 속삭이는 ‘취준생’ 편은 방영 3개월 만에 조회수 430만회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배달통, 더페이스샵 등에서 ASMR 광고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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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동서(026960)식품과 이니스프리는 2016년 각각 ‘리츠’, ‘나는 한란을 씁니다’ 광고의 ASMR편을 방영했다. 리츠는 과자의 바삭한 식감을 강조했다. ‘나는 한란을 씁니다’ 편은 자연의 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이니스프리의 브랜드 철학인 자연주의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ASMR의 효과는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로 일컬어지는 도보회담에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도보회담은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으로 주변에 마이크도 없어 대화장면만 볼 수 있었다. 당시 방송으로 이 장면을 시청한 국민들은 주변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만 들을 수 있었다. 대화 내용을 알 수 없었음에도 주변 소음이 오히려 남북 평화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최고의 장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흔히 마케팅에선 오감만족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ASMR은 그중에서도 청각을 적극 이용한 것”이라며 “바로 옆에서 누군가 말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목도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