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맞은'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 "복권 순기능 전파"

김정유 기자I 2018.03.10 07:02:23

9일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제주반도체 주축 '동행복권' 입찰경쟁서 승리
박 대표 "사회공헌 측면서 최대한 노력 약속"

박성식 제주반도체 대표 (제공=제주반도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복권사업은 기본적으로 사회공헌이 목적입니다. 이번 복권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향후 사회공헌 측면에서 최대한 노력할 계획입니다.”

박성식 제주반도체(080220) 대표가 주력인 반도체 개발사업에 이어 복권사업이라는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박 대표는 앞으로 5년간 운영할 복권사업을 통해 무엇보다 ‘사회공헌’에 큰 가치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취지인 복권의 공익적 순기능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다. 제주반도체는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ebless) 기업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반도체가 운영사로 참여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최근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행복권은 제주반도체(43.7%)를 중심으로 한국전자금융(21.5%), 에스넷시스템(12.0%), 케이뱅크(1.0%) 등 10개 업체들로 구성됐다. 지난 10년간 ‘나눔로또’라는 이름으로 복권사업을 운영해왔던 유진그룹(나눔로또 컨소시엄), 온·오프라인 발권사업을 강점으로 내세운 인터파크(인터파크 컨소시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 복권사업의 기회를 잡았다. 매출 규모만 해도 제주반도체는 1170억원(지난해 기준)으로 동양(4400억원), 인터파크(4600억원)에 크게 밀렸지만 시장 예상을 깨고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

자연스럽게 업계의 시선은 제주반도체를 창업한 박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1985년 삼성전자(005930) 공채 출신인 박 대표는 일본 주재원으로 파견을 갔다가 현지에서 메모리반도체 팹리스 업체들이 있음을 경험했다. 이는 귀국 후 2000년 제주반도체를 창업한 배경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메모리반도체 전문 팹리스 업체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박 대표를 창업의 길로 인도했다. 박 대표는 꾸준한 연구개발(R&D)로 2002년 노키아로부터 품질 승인을 받고 그 해 하반기 148억원의 신규 매출을 올렸다. 2005년에는 서울 가락동에 있던 본사도 제주도로 이전, 최근 연매출 1000억원대를 올리며 제주도 지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도약했다.

박 대표는 이번 복권사업 입찰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형섭 공동 대표가 복권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했다. 박 대표는 측면 지원을 선택했다. 공무원 출신인 조 대표의 추진력과 행정적인 역량을 믿고 맡긴 셈이다. 제주반도체 관계자는 “박 대표는 회사의 창업주이지만 이번 복권사업 관련해서는 조 대표에게 일임했다”며 “본연의 사업인 반도체 개발 분야를 흔들림없이 지키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개발 분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복권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복권사업에 대한 기능적인 부분은 전문적인 주요 주주사들이 담당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복권사업과 관련해 공익성과 사회공헌 측면에서 타 컨소시엄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동행복권은 공익성과 사회공헌활동을 회사 내부에 제도화를 했다는 점에서 타 컨소시엄과 다르다”며 “매출의 3%를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하도록 제도화해 민간사업자이지만 초과이익은 공익으로 흘러가도록 만들어 복권의 공익성과 주식회사의 영리성을 조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공헌 전문기업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수탁사업자 자체가 사실상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된다”며 “동행복권은 컨소시엄 구성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동행복권은 공익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해 온 업체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박 대표는 “공정성을 생명으로 신용평가·신용정보 사업을 하는 나이스그룹, 공영방송의 100% 자회사인 MBC나눔이 대표적인 예”라며 “동행복권은 향후 복권사업에서 공익성과 공정성을 준수하는 컨소시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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