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 9월 들어 최고가 속속 경신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8월 4일부터 9월 22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0.37% 올랐다. 이는 8·2 대책 진전 2개월인 6월 2일부터 8월 4일까지 상승률 3.67%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만 둔화됐을 뿐 정부의 기대처럼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특히 대책 직후 가격이 내렸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9월 중순 들어 상승 반전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상승률을 살펴보면 지난 8일 기점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보합세로 돌아선 후 2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락 폭이 최대 1억원에 달했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3단지 전용면적 96㎡가 지난 7월에 기록한 최고가 10억 5000만원을 다시 회복했다. 둔촌주공2단지 전용 51㎡는 7월 8억 9500만원보다 2500만원 상승한 9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 주택형에 걸쳐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매입 문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고강도 8·2 대책과 9·5 후속 대책에도 집값이 금방 회복하자 대세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면서 실거주 및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상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며 최고 50층 건립이 가능해진 잠실주공5단지는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16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재건축 심의 통과 직전인 실거래가 15억원보다 1억원 오른 것이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매매 거래 자체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실제 오른 가격에 아파트가 팔리다 보니 급매물은 자취를 싹 감췄다”고 전했다.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값 상승세는 주변 단지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잠실동 리센츠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14억 6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실 엘스아파트 전용 84㎡도 14억원을 찍어 규제 전 고점을 회복했다.
◇전문가 “거래량 받쳐주지 않는 추가 상승 어려워”
강남권 아파트 매입 열기가 식지 않은 것은 저금리, 강남권 주택 부족, 새 아파트 희소성,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집값 상승세는 국지적인 현상일 뿐 주택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가격 급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703건으로 전월(1만 4875건)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하루 평균 거래량으로 따져도 296건으로 8월(479건)의 60% 수준이다.
9월 들어 활발해진 매수세를 이날부터 시행된 투기과열지구 내 자금출처조사에 앞서 이뤄진 거래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 C공인 관계자는 “27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 거래의 경우 자금출처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전에 매매를 끝내려고 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거래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대부분 집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집값이 더 오를 경우 정부가 추가 대책을 꺼내들 태세인데다 내달 가계부채 대책과 주거복지로드맵까지 나올 예정이라 지금의 매수세를 본격적인 ‘상승 구도’로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