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승 MPV라면 아무래도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모델을 보면 어떻게 미니밴도 색다를 수 있는 지 보여주려 한 듯하다.
시트로엥 피카소 라인업은 5인승인 C4 피카소와 7인승 그랜드 C4 피카소 2종이 국내 판매 중이다. 모두 2013년 유럽에 출시한 신모델로 국내엔 지난해 처음 소개됐다. 이중 그랜드 C4 피카소는 지난해 3월 2.0 디젤 엔진 모델이 먼저 나오고 올 8월 1.6 디젤이 추가됐다. (사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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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독특하기는 마찬가지다. 앞유리와 앞좌석 옆 유리 사이의 기둥(A필러)가 나뉜 건 시트로엥 특유의 디자인이다. 시트의 문양도 전체적인 디자인과의 조화를 고려한 듯 대칭이다. 미니밴이지만 고성능 모델처럼 손으로 수동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있다. 스티어링 휠(핸들)도 스포츠카처럼 ‘D컷(완전히 둥글지 않고 아래를 깎은 D자 모양)’이다.
전형적인 기어박스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처럼 핸들 오른쪽 뒤에 변속을 조작하는 봉이 있다. 벤츠와는 또 다른 디자인이다. 처음 접하면 익숙지 않다. 그 대신 운전·보조석 사이 공간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수납함으로 변모한다. 수납함이 너무 깊어 물건을 꺼내기 번거롭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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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 맵 내비게이션이 있는 가운데 화면도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필수인 USB커넥터도 두 개가 나란히 있다.
미니밴인 만큼 공간 활용성도 훌륭하다. 넉넉한 5인승 공간에 좁지만 셋째 줄에 두 명이 더 탈 수 있다. 뒷좌석을 아예 다 접어 화물차로도 활용 가능하다. 트렁크 내엔 손전등도 구비돼 있다. 시승한 고급 모델엔 보조석 다리받침도 펼칠 수 있다.
대부분 MPV가 그렇듯 뒤 시야를 위한 거울 위에 실내를 조망하는 볼록 거울이 하나 더 있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유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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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6단 자동변속기와 전륜구동(앞바퀴굴림) 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3 18인치 타이어를 기본 장착했다.
2.0 모델인 만큼 성능은 무난했다. 큰 차체이지만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좋았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m다. 그러나 실연비는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었다. 서울 도심을 평균 시속 29㎞(정차시간 포함)로 약 120㎞ 달린 결과 평균 연비는 11.9㎞/ℓ였다. 시승 때 다소 막힌 측면도 있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14.0㎞/ℓ(도심 13.0, 고속 15.6)다.
어차피 속도의 즐거움을 즐기는 차가 아니라면 올해 추가한 1.6 모델을 추천한다. 힘은 약 20% 줄지만 그만큼 연비가 좋다. 1.6 모델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m에 복합연비는 15.1㎞/ℓ다. 가격도 낮다. 또 굳이 7인승까지 필요 없다면 5인승인 C4 피카소 2.0(4190만원)을 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성능은 그대로지만 연비는 14.4㎞/ℓ로 더 좋다.
시트로엥식 프랑스 감성에 공감하면서도 편의성도 포기할 수 없는 가족에 추천한다. 참고로 국내에선 처음 출시한 지난해 약 200여대, 올해 10월까지 190대 등 총 500대 남짓의 가족이 이 차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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