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門의 배당]②삼성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

박수익 기자I 2015.02.04 06:00:10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2014년도 결산실적발표와 함께 기업별 배당금도 속속 확정되면서 그룹 지분구조와 배당의 상관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려주느냐의 지표인 ‘배당성향’(이익대비 배당총액)이 그룹별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소수 직계가족이 주주인 그룹과 대가족이 주주로 있는 그룹의 배당성향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배당에 의존하는 친척들이 많을수록 기업총수는 가문을 위해 배당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삼성그룹 주력사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2014년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우선주 1만9550원)을 확정했다. 중간배당(500원)을 더하면 보통주 배당금은 2만원이다. 이는 2013년도 결산배당(1만4300원)보다 36% 증가한 수치이지만,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최근 3년 평균 9%를 기록하는 등 전통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한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으로 쓴 돈은 10%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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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넘어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지속적인 ‘저배당’ 논란 속에서도 배당성향을 낮게 잡아온 이유는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투자에 쓸 돈을 배당으로 돌릴 여유가 없었던 탓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 애플 역시 스티브잡스 시절에는 배당성향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그룹 주주구성도 배당성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배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직계가족만으로 주주가 구성돼 있고, 홍라희 여사를 제외한 직계가족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친인척 주주가 방대하게 포진한 다른 그룹들과 달리 배당 외에도 총수일가가 현금을 창출할 수단이 많은 것이 삼성의 특징이다. 또한 배당 대신 투자를 확대해 기업을 더 크게 도약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총수일가의 자산을 증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논리도 작용하고 있다.

이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또다른 계열사 삼성SDS(018260)에서도 나타난다. 삼성SDS는 최근 상장 첫해인 2014년 결산배당금으로 전년(250원)보다 2배 많은 500원을 책정했지만, 역대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꾸준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결산배당금을 확정하면서 이건희 회장 등 총수일가의 올해 배당수익도 윤곽을 나타냈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 중 배당을 확정한 곳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032830), 삼성물산(000830) 등이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999억원(중간배당·우선주 포함)을 비롯해 삼성생명(747억원), 삼성물산(11억원) 등을 받는다. 홍라희 여사는 삼성전자에서 216억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삼성SDS에서 211억원을 받게된다. 삼성SDS 주주인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각각 15억원씩 배당을 받는다.

삼성그룹 배당에서 눈에 띄는 것은 법인주주의 배당금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은 삼성전자로부터 각각 2124억원, 1195억원의 결산배당을 받는다. 제일모직(028260)도 삼성생명으로부터 696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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