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박사박준 공인중개사사무소의 박준 대표는 이 같이 단언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가르는 한강 지류인 탄천(炭川) 주변지역 얘기다.
지난 1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7번 출구를 빠져나와 접어든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96길’. 자동차 한 대가 지날법한 일방통행로 양쪽으로 10층 이하 저층 상가 건물 십여 개 동이 모여 있었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이 건물들은 주인이 바뀐 지 오래다. 지난 2년 사이 20~30% 가까이 오른 매매가격이 최근 또다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감에 이 일대 부동산에 대한 손바뀜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삼성동 GP부동산중개법인의 이진수 상무는 “그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관망만 했던 매수자들이 최근에는 오른 가격에도 조금씩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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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테헤란로 능가하는 ‘탄천 허브’ 청사진
기대감에 들썩이는 것은 준공 28년만에 재개발이 이뤄지는 한전 부지 일대만이 아니다. 부지 앞 삼성역에서 탄천을 건너 종합운동장~신천~잠실역으로 이어지는 지역이 일제히 개발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르면 6~7년 안에 불과 3㎞ 남짓한 거리에 재계 5위권 내 대기업이 짓는 국내 최고층 빌딩 2개 동이 들어서게 돼서다. 탄천을 중심으로 서쪽에 현대차그룹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100층 규모)가, 동쪽에는 거대 상업·쇼핑시설인 롯데월드타워(123층)가 올라선 이른바 ‘탄천 허브(중심지)’다.
당장 예상 유입 인구만 3만8000여명(현대차 1만8000여명·롯데 2만여명)에 이른다. 경기 성남시의 판교테크노밸리 상주 인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두 랜드마크 건물 사이에서 추진될 예정인 개발 사업도 산적했다. 서울의료원과 한국감정원 부지, 잠실종합운동장이 전시·컨벤션·비즈니스·여가 중심의 국제 교류복합지구로 개발되고,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고양 킨텍스~삼성역 노선, KTX(고속철도) 삼성역이 들어서면 서울 외곽지역 수요까지 흡수하는 신흥 업무·상업 중심지가 된다. 최원호 대성리센츠공인 대표는 “앞으로 이 일대가 서초동 삼성타운을 거점으로 한 테헤란로를 가뿐히 넘어서는 새 요지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잠실 우성아파트 호가 4000만원 껑충
이날 돌아본 삼성동과 잠실동 일대 주택시장에도 덩달아 훈풍이 불고 있었다. 특히 올림픽로 주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겹호재에 들뜬 분위기였다. 이미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에 따라 사업 추진이 한층 수월해져서다.
아파트값은 이미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고 50층 재건축이 추진 중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76㎡형은 지난달 말 11억원 선이었던 집값이 최근 11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총 1842가구 규모의 잠실동 우성1~3차 아파트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7동 B공인 관계자는 “9·1 대책 이전 6억1000만원에 거래되던 우성아파트 전용 82㎡형이 현재는 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전반적으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10% 가량 상승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윤고용 에덴공인(대치동) 대표는 “대형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향후 구매력 있는 고소득자들이 삼성동과 대치동, 잠실동 일대로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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