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IT업계 2위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밀리며 ‘만년 2위’인 것도 부족해 앞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성장률도 둔화하리라는 전망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포털업계 2위 다음(035720)은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연일 신저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다음은 올해 들어 20%가 하락했다. 지난달 28일에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장 중 7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특히 이날 포털업계 1위인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장 기대감을 타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8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쳐 다음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다음은 포털 시장 점유율에서도 네이버에 크게 뒤처진 데다 모바일 시장에서마저 네이버와 카카오톡에 밀리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부진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게임과 모바일 사업 등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으로 실적 개선의 길도 멀기만 하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한적인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며 “비용증가는 수익성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 2위인 KT(030200)도 지난해 말부터 신저가를 수차례 경신하며 주가가 요동치는 기업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장 중 2만8850원까지 떨어지며 3만원대 주가가 무너지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리라는 전망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1위인 SK텔레콤뿐 아니라 3위인 LG유플러스에 비하면 그 폭은 크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며 수익이 악화했고, CEO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손실마저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개선되리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유선전화 수익 감소와 부동산 등 기타 수익 감소가 ‘복병’이다.
게다가 KT는 계열사 직원의 사기 대출 사건, 무디스의 국제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신용도 하락이라는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가 통신업 최선호주로 2위인 KT만 제외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손꼽고 있기도 하다.
국내 전자업계 2위인 LG전자(066570)도 주가 하락과 신저가 행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LG전자는 1월 말부터 하락세를 거듭하며 2월에만 수차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달 28일 LG전자는 6만9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간신히 6만원대 주가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 부문에서는 1위인 삼성전자와 해외 애플 등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LG전자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힌다.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소식이 전해진 후 2위인 LG전자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게다가 LG전자는 수익성이 큰 스마트폰 부문에서 부진을 지속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해 실적 개선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240만대 수준으로 전분기대비 6%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영업적자 579억원을 기록, 3분기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