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산타 랠리를 기대했던 국내 투자자들의 표정이 울상이다. 더구나 최근 코스닥 시장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면서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던 중 지난 금요일 코스닥 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을 나타냈다. 풀죽어 있던 개미들의 투자심리에 올해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려줄 수 있을지 재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코스닥 지수는 0.9% 가량 오르며 코스피에 비해 두배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엿새 만의 반등이었고 모처럼 코스피보다 아웃퍼폼한 결과였다. 수급적으로도 양호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363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한달여 만에 최대 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중소형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 시장에 더욱 관심이 많다. 대형주 위주의 유가증권시장이 외국인의 놀이터라면, 개미들은 주가 변동폭이 큰 중소형주를 통해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수년째 코스닥이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개미들이 하나둘 떠났고 시장 거래 규모는 뚝 떨어진 상태다.
올 초까지만 해도 새 정부가 출범하고 ‘경제민주화’, ‘창조’, ‘상생’ 등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면서 코스닥 시장도 기대에 부풀었다. 한때 580선을 돌파하면서 5년째 이어진 박스권을 뚫고 본격 상승 구간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코스닥 지수는 500선 아래로 내려와 연중 최저치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중소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들이 현실적으로 기업들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히려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자금조달 등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도 주요 변수였다. 정부는 개정 세법 시행령을 통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을 확대했다. 이전까지 세법상 대주주 기준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한 곳의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거나 시가 5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로 한정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상장업체 지분 4% 이상과 40억원 이상으로 넓혔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큰손들의 매물 폭탄을 불러온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요소다.
올해 초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창조경제, 중소기업육성 등을 외치던 시기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오히려 세수확보에 급급한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내놓는 각종 정책적 아이디어가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했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물론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불안감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증권사는 코스닥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50배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근 3년 동안 코스피가 PER 8~10배에서 등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고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물론 성장성 등을 고려했을 때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코스닥은 현재 단기적으로 변곡점에 놓였다. 양도소득세 이슈도 데드라인이 임박해 옴에 따라 사실상 마무리 국면이다. 많은 이들의 바람대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신저가로 1년 농사를 마무리할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요컨대 짧게는 수급, 길게는 실적에 의해 좌우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