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일곤기자] LCD부품업체인 우영(012460)이 결국 최종 부도처리됐다. 채권은행인 기업은행과 농협은 우영의 만기도래 당좌수표와 어음 총 87억2500만원이 입금되지 않아 29일 오후 7시 최종 부도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우영은 농협 쌍문지점 만기도래 어음 2억원과 당좌수표 12억7500만원 등 14억7500만원과 기업은행 휘경동 지점에 도래한 어음 3억8000만원 등 총 18억5500만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은 바 있다.
전반적인 LCD 시황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LCD 부품업체인 우영이 최종 부도로 몰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 IT용 LCD모듈 중국이전이 결정타
우영은 삼성전자 노트북 LCD에 들어가는 후면광원장치(BLU)를 공급해왔다. 점유율은 58%에 이를 만큼 그간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모니터 등 저가용 LCD 모듈공정을 중국 소주로 이전할 계획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IT용 LCD 모듈용 BLU는 우영의 납품비중이 가장 큰 품목이다. 우영의 부품 납품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우영측은 삼성전자의 발표 이후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우영측은 "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IT용 LCD모듈라인이 중국으로 모두 이동하게 되더라도 중국 심양의 자체 공장으로 통해 공급 체계를 마련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과도한 차입금 의존도 부담
그간 과도하게 외부자금에 의존했다는 점도 최종 부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실제로 우영은 유상증자, 전환사채의 전환, 차입금 등 대부분 빚에 기대어 경영을 운영해왔다.
지난 2006년까지 차입금이 감소했지만, 작년부터 수익성 저하와 운전자본, 투자부담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추세로 반전했다. 우영은 영업외 수지에서 금융비용이 지난 2006년 기준 연간 매출의 4%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강정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영은 그동안 빚이 많은 회사로 알려져 왔다"며 이번 부도는 사실상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가 최근 우영의 주력인 후면광원장치(BLU) 원가에 부담을 느끼면서 중국 등에 자체 생산기지를 만드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업체인 우영이 자금 압박을 받아 왔다"고 분석했다.
◇부도를 예고하는 징후는 없었나
우영의 부도가 사실 깜짝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간 시장에서는 사업과 재무적 위험성에 대해 징후들이 여러 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우영의 전환사채에 대해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투기등급인 'BB-' 등급을 부여하며 재무적인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한기평은 "우영이 LCD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TV용 BLU를 납품하지 못한 가운데 모니터용의 비중이 과다해 경쟁사대비 경영환경변화에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과 연구개발, 경상설비투자 등으로 자금소요가 지속돼 현금흐름은 부진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기평은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포함한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높고 관계사 지원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어 재무적 안정성은 다소 열위에 있다"고도 했다.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대표의 경영승계도 회사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우영은 박기점 대표의 아들인 박병희 씨가 경영권 승계를 밟고 있다. 하지만 박병희 씨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회사 경영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구조적인 고 차입금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안이 있어야만 우영이 다시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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