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시장부] 통상적으로 1월은 낙관론이 힘을 얻는 시기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낙관론에 동조한다면 실제로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1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유동성 부족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침체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사실 실전 투자에 있어 ‘1월 효과’의 진위 여부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 할 수 없다. 연초에만 투자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기적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면 연초 다수의 낙관론을 현금실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연초는 부진해도 시장의 회복이 기대된다면 주가가 쌀 때 많이 사둬야 한다.
그러면 현재 주식시장 환경은 어떠한가? 지난 해 하반기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 이슈는 이제 내성 확보의 마지막 단계를 남겨놓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970억 달러에 이르는 모기지 손실을 이미 지난 해 3~4분기 실적에 집중 반영했다. 올해 1분기에도 추가 상각은 이어지겠지만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반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논쟁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미국 GDP성장률 전망 조사에 의하면 주요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의 컨센서스는 지난 6개월 간 꾸준히 하향 조정되어 왔다. 주택경기지표가 바닥을 보이지 않고 있고, 신용경색 여파에 대한 두려움도 여전하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가 쉽게 가라앉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경기침체로 인해 자산시장 붐이 종식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이며,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비관론의 핵심 근거 중 하나인 신용경색 및 유동성 부족 현상은 정책당국의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문제이다.
둘째, 주택시장의 침체는 지속될 수 있으나, 이제 추가적인 GDP성장률 잠식에는 한계가 있다. 주택투자 부문의 성장률 잠식은 이미 2006년부터 진행되어 왔다. 2006년 이후 분기별 평균 2.8% 성장에는 주택투자 부문의 성장기여도 –0.73%p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2005년 4분기에 전체 GDP에서 6.3%를 차지했던 주택투자 비중은 현재 4.5%까지 낮아졌다.
셋째, 글로벌 경제, 특히 이머징 고성장 경제의 활력이 미국 기업이익 성장세를 지지할 것이다. S&P500 대상기업 매출의 절반은 미국 이외의 글로벌 시장에서 나온다. 특히 속도 측면에서 해외부문 이익성장률은 2005년 이후 내수부문 이익성장률을 추월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시장의 두려움은 신규 참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비관적 기대를 반영하여 주가가 낮아져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불확실성이 존재해야 투자수익률도 존재할 수 있다. 연초 시장이 ‘장미빛 전망’ 일색이 아닌 것이 다행인 이유이다.
(최성락 SK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