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수연기자] 북한의 핵실험 직후인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주식형 펀드로는 자금이 2600억원 추가로 유입됐다. 북핵 충격에도 불구하고 환매가 불거지지 않은 셈이다.
이는 펀드 가입자들이 무차별적으로 투매(환매)를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펀드 가입자들은 충격 이후 반등 무렵 환매를 늘리는 반면 막상 주가가 떨어질 때는 환매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속성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북한 핵실험 실시 당일인 지난 9일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전날에 비해 1870억원 증가했다.
또 10일에는 수탁액이 전날대비 720억원 늘어, 이틀동안 모두 2590억원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 새로 들어왔다.
북핵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는 이처럼 펀드가 든든히 자금을 공급하는 영향도 크다.
이에 대해 최홍 랜드마크자산운용 대표는 "통념과 달리 주식형 펀드 환매는 주가가 빠졌다가 다시 올라올 때 가장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빠질 때 원금을 손해본 펀드투자자들이 재상승하며 원금이 회복됐거나 손해가 줄게면 얼른 환매하는 양태를 보인다는 것.
마찬가지로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때는 손해 실현을 꺼려 환매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북핵 사태 이후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환매는 제한되고, 적립식 펀드로 인해 추가 자금은 들어오고 있으니 결국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주식형 펀드에 대한 공격적인 추가 투자는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미국의 대응 수단이 제한돼 있어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일 뿐, 주식시장이 회복됐다고 해서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라며 "추가 충격에 대비해 아직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